2008년 멸종한 줄 알았던 이른바 황금박쥐 162마리가 전라남도 함평군의 한 동굴에서 발견됐습니다. 함평군은 이를 기념해서 지난 2008년 당시 순금 162kg과 은 281kg 등 27억원을 투입해 가루 1.5m, 높이 2.1m 크기의 황금박쥐상을 제작했습니다.
당시만 하더라도 이러한 함평군의 결정에 혈세 낭비라는 지적이 쏟아졌습니다. 자연스레 황금박쥐상은 애물단지 취급을 받았습니다. 그러던 황금박쥐상이 세월이 흘러 귀한 몸이 됐습니다. 금값 고공 행진 덕분입니다.
최근 연일 금값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현재 황금박쥐상의 가치는 260억원 대로 17년 전보다 10배 가까이 뛰어올랐습니다. 이러다 보니 주말에만 500명이 넘게 다녀갈 만큼 황금박쥐상 특별전시관이 새로운 관광지로 주목 받고 있습니다.
금값이 오를 때마다 주목을 받다 보니 2019년에는 황금박쥐상을 노린 3인조 절도범이 검거되기도 했습니다. 이에 전시관은 방탄유리와 CCTV, 동작 감지기 등을 설치해 보안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와 유사한 사례는 역사 속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도 건립 초기에는 도시의 미관을 해치는 흉물이라는 비판을 받았지만, 지금은 프랑스를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됐습니다.
황금박쥐상도 시간이 흐르면서 그 평가가 바뀌었고, 이제는 함평군을 대표하는 관광 명소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는 우리가 현재의 가치만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가능성까지 고려하는 시각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전남 함평군의 엑스포공원 내 추억공작소에 황금박쥐상.(사진=함평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