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현선 조국혁신당 사무총장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대선기획단 관련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고단한 하루를 마치고 새벽 1시에 침대에 누웠습니다. 눈 감기 전 작성했던 '조국혁신당' 기사를 다시 살펴보고 있었는데 메일이 왔다는 알림이 울렸습니다. 조국혁신당을 지지하시는 것으로 추정되는 분께서 제게 '메일'을 보낸 겁니다.
메일은 열어보니 첫 줄부터 욕이 쓰여 있었습니다. 잘 보라는 듯 큼지막한 글자로 '찢레기' '찢X놈' '민주당에서 심어놓은 프락치' 'X 같은 소리 하지 마라' '지나가던 개X끼가 웃는다' '반문 개X끼들' 등이 적혀 있었습니다.
하루를 욕으로 마무리하게 됐습니다. 그렇지만 개의치 않습니다. 메일로 '욕'만 보냈다는 건 '극찬'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기자가 욕을 먹는 건 숙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괜찮습니다. 과거에 유명 트로트 가수의 논란 기사를 썼다가 '협박 메일'도 받아본걸요.
그런데 민주당에서 심어놓은 프락치라뇨. 이건 좀 반박하고 싶습니다. 기사를 제대로 읽지 않으신 것 같습니다. 저는 기사에서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를 욕하지 않았습니다. 이번에 쓴 기사는 조 전 대표가 수감된 이후의 조국혁신당 상황을 꼬집는 기사입니다.
사실 과거에 MBC <PD수첩>에서 조연출을 했습니다. 그때 당시 참여한 방송 중 하나가 '조국 장관과 표창장'입니다. 조연출로서 서울시 중구 충무로에 있는 인쇄거리를 돌아다니며 고수들에게 표창장 아래 위치한 '직인' 위조가 가능한지를 묻고 다녔습니다. 표창장을 제작하는 과정에도 참여해 컴퓨터로 표창장에 찍힌 직인을 인쇄를 해봤고, 직인 제작을 의뢰한 부분과 차이를 비교해봤습니다.
조 전 대표는 이 당시 수세에 몰렸지만 지난 총선에서 화려하게 복귀했습니다. 하지만 조 전 대표가 수감된 뒤 지금의 조국혁신당은 어떻습니까. 그가 떠나자마자 파가 나뉘었습니다. 당 한 관계자는 "의원 구도가 6대 6으로 나뉘어 있다"고 전하더군요.
대선기획단을 먼저 띄우면 뭐 합니까. 조국혁신당은 후보를 낼지 말지도 결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가시화되고 있는 조기 대선에서 조국혁신당이 후보를 내지 않는다면 문제가 더 커집니다. 당의 위상이 쪼그라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를 가시화된 조기 대선에 출마시켜 민주당과 협상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