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문명이 천문학적 속도로 발전한 미래의 지구. 극지방의 해빙으로 도시들은 물에 잠기고 천연자원이 고갈되자 생활과 음식을 통제받게 됩니다. 그런 세계에서 인간들은 인간의 모습을 한 인공지능(AI)에게 봉사를 받고 살아가게 됩니다. 외형은 물론 인간이 하는 모든 일을 할 수 있는 AI에게 단 하나가 없었는데요. 그것은 바로 '감정'입니다. 그러나 그마저 인간의 말과 행동을 통해 학습하게 되고 남자아이의 모습을 한 AI 데이빗은 사람을 사랑하게 됩니다.
2001년 개봉한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 'A.I'의 줄거리입니다. 영화 속에서 인간의 모습을 한 AI가 탄생하게 된 것은 오로지 인간의 필요에 의해서였습니다. 영화 속에서 인간들은 로봇을 정교한 가재도구로 여겼는데요.
일부는 자신의 신체의 이상이 생기자 자신과 똑같은 모형의 AI를 만들어 필요한 장기를 적출한 후 그대로 버려두기도 합니다. 또 일부 AI는 자식을 대체하는 용으로 어린이의 모습을 하고 탄생하게 됩니다. 그중 데이빗은 불치병의 걸린 아이를 대체하기 위해 길러졌지만, 부모의 친 자식이 퇴원하자 버려집니다.
머나먼 미래의 일이라고 생각했던 AI는 영화 속 상상을 넘어 현실이 됐습니다. 최근 3년 동안 AI는 비약적인 발전을 보여줬는데요. 대표적으로 미국 오픈 AI의 '챗GPT'와 중국 기업이 만든 '딥시크'가 있습니다. 그저 똑똑한 컴퓨터로 치부했던 AI는 우리의 삶 속에 깊이 스며들 준비를 하고 있는데요.
IT 기업을 넘어 산업의 전반적인 분야에서 AI를 활용한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해 나섰고, 인간을 대체하는 로봇이 실생활에 쓰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 AI 전문가는 급변하는 AI 환경에 대해 "인류 역사에서 문명이나 산업의 발전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AI에 대한 기술이 완성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전 세계에 딥시크의 충격을 준 중국은 로봇에 AI 기술을 접목시킨 강아지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는데요. 이런 소식을 접하게 되자 영화 속 AI 기술이 생각보다 빨리 올게 될 것이란 두려움도 듭니다. 우리는 다가올 AI 시대에 빠르게 누군가를 앞질러 가기보단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 깊이 성찰하는 시간이 필요할 것입니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