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주요 방산기업 ‘빅4(한화에어로스페이스·현대로템·LIG넥스원·한국항공우주산업)’의 합산 영업이익이 2조원을 넘겼습니다. 2023년 합산 영업이익 1조2382억원보다 114% 급증한 것입니다. 업계에서는 올해도 방산 수출이 증가해 연간 영업이익 3조원 돌파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지난 11일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린 'K-방산 수출 글로벌 환경 변화와 대응' 세미나 현장. (사진=이명신 인턴기자).
지금과 같은 K-방산 호조를 이어가기 위해 해결해야 할 시급한 과제가 있습니다. 바로 ‘컨트롤타워 확보’입니다. 방산업계는 특성상 정부간거래(GtoG)의 성격이 강합니다. 거래가 잘 이루어지기 위해 국가 간 관계와 신뢰도가 중요합니다.
하지만 지난해 내란 사태 이후 국정이 마비되면서 방산업계 수출에 적신호가 켜지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12월 초 방한한 사디르 자파로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은 경남 사천의 한국항공우주산업을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비상계엄이 선포되면서 일정을 취소하고 귀국한 바 있습니다. 또 국내 방산업에 관심을 보였던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 역시 같은 달 5~7일 방한 일정이 있었으나 무기한 연기된 상태입니다.
컨트롤타워 부재에 전문가들이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전북대학교 방산연구소의 ‘2025 방산수출 전문가 실태조사’에 따르면 ‘탄핵 정국의 K-방산 영향 정도’에 대해 80%가 부정 의견(부정적 48.6%, 매우 부정적 31.4%)으로 답했습니다. 긍정 의견은 전무했습니다. 정부 방산컨트롤타워 강화 필요성에 대해서는 85.7%가 ‘높음’으로 답했습니다.
장원준 전북대학교 방위산업융학과정 교수는 지난 11일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린 ‘K-방산 수출 글로벌 환경 변화와 대응’ 세미나에서 이같은 실태조사 내용을 발표했습니다. 장 교수는 “K-방산의 기회와 위기가 공존하는 상황에서 기회를 잘 살려야 한다”며 “수출 금융지원 확대, 방산 중소기업과 정부간거래 수출 창구 마련 등 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최근 여야 모두 방산 수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섰습니다. 방산이 반도체의 뒤를 잇는 미래 먹거리라고 이야기합니다. 지금의 발언들이 공염불로 그쳐선 안 됩니다. K-방산의 약진에 주변국의 견제도 심해지는 상황입니다. 방산 수출은 단순한 비즈니스를 넘어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품목인 만큼 초당적 협력이 필요한 때입니다.
이명신 인턴기자 si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