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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에 짓눌리는 한국철강
입력 : 2025-02-12 오후 5:29:21
[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한국 철강업계가 심하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탄’과 중국 철강사들의 ‘저가 공세’ 때문입니다. 그야말로 미국과 중국에 짓눌리고 있는 형국이라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 방안이 절실하게 필요한 시기입니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경. (사진=현대제철)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한다는 내용의 포고문을 서명했습니다. 이로써 한국은 내달 12일부터 대미 철강·알루미늄 수출 물량에 관세를 내야합니다. 한국은 지난 2018년 ‘트럼프 1기’ 시절 트럼프 대통령이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발표했을 때 263만톤(t) 물량은 무관세로 미국에 수출할 수 있었습니다. 이른바 철강 ‘쿼터제(할당제)’ 혜택에서입니다. 그러나 이번 ‘트럼프 2기’의 새로운 조치로 이같은 면세 혜택이 사라지게 됐습니다. 
 
이번 트럼프의 조치가 현실화될 경우, 국내 철강업계의 대미 수출 경쟁력은 약화될 전망입니다. 현지에서 미국 철강재의 가격은 한국 제품보다 20% 가량 높습니다. 때문에 한국 철강재는 품질 대비 가격 경쟁력이 강했습니다. 하지만 25% 관세가 적용된다면, 이런 매력이 떨어질 것으로 분석됩니다. 아울러 제품을 찾는 이가 줄어 대미 철강 수출량도 줄어들 우려가 있습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최근까지 미국으로 수출된 한국 철강 제품량은 △2022년 253만t △2023년 259만t △지난해 277만t으로 상승세를 보여왔습니다.
 
더군다나 현재 철강업체들은 저가 중국산 제품의 국내 유입이 늘어 시름이 깊은 상태입니다. 중국 철강 업체들은 자국 내수 시장 위축에 초과 생산 물량을 저렴하게 한국을 포함해 해외로 수출 중입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작년 한국의 중국 철강재 수입량은 877만t으로 지난 2017년(1천153만t) 이후 7년 만에 최대 수준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국내 철강사들은 국내 건설 경기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아 국내 철강 수요가 줄어든 상태에서 저렴한 중국산 제품과 경쟁을 해왔습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대형 철강사들은 작년 공장을 닫으며 감산까지 결정했습니다. 
 
여기에 미국의 대중 견제 강화로 저가 물량 공세가 더 심화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중국 철강 제품은 당초 50%의 관세율을 적용받다가,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조치로 관세율이 60%까지 높아졌습니다. 업계에서는 다른 나라로 수출된 뒤 재가공을 거쳐 미국으로 우회 판매되고 있는 중국 철강재가 많다고 예상해왔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철저히 막겠다고 강조해 기존 미국으로 판매된 우회 물량까지 국내를 비롯해 다른 나라로 밀려들어올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이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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