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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모자를 쓴 아이
입력 : 2025-01-31 오후 1:43:39
[뉴스토마토 차종관 기자] 설 연휴 마지막 날,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은 내란수괴 윤석열씨를 지지하기 위해 모인 900여명의 아스팔트 보수로 가득 찼습니다. 대부분은 70대 이상 노년층이었지만, 연휴를 맞아 가족들과 함께 집회를 찾은 아이들도 눈에 띄었습니다
 
  
아직 초등학교에도 입학한 것 같지 않아보이는 그 아이들은 ‘MAKE KOREA GREAT AGAIN’이라고 적힌 빨간 모자를 쓰고 있었습니다. 미국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기 위해 만들어진 ‘MAGA’ 모자와 판박이였습니다.
 
아이들은 집회 현장이 재밌다는 듯, 생글생글 웃으며 “탄핵 무효"를 힘차게 따라 외쳤습니다. 연단에 오른 아스팔트 보수가 욕설을 내뱉자 이를 따라 읊기도 했습니다.
 
저도 이 아이들과 비슷한 나이에 ‘광우병 집회’에 참여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부모님께서는 “시민들이 정부에 목소리를 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 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너무 어릴 적이라 기억이 희미하지만, 경찰 닭장차와 컨테이너 박스로 높게 쌓아 올려진 ‘명박산성’, 시커먼 방패 등으로 중무장한 전경, 사방에 발사된 물대포가 뇌리에 남아 있습니다.
 
그때의 경험은 사회 교과목에 대한 관심과 공부로 이어졌습니다. 뉴스를 즐겨 보게 된 계기도 되어줬습니다. 영화 ‘소울'에 빗대자면, 광우병 집회는 제 영혼의 ‘스파크’가 된 셈입니다.
 
이 아이들에게 아스팔트 보수들의 집회는 어떤 기억으로 남을까요. 아무쪼록 좋은 영감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학교 밖 현장을 체험하며 배움을 멈추지 않는 이 아이들에게 행운이 깃들기를 바랍니다. 
 
차종관 기자 chajonggwan@etomato.com
차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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