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인들을 만난 자리에서 취업준비생들이 있었습니다. 아직 대기업과 금융공기업 등 좋은 일자리에 들어가기 위해 준비 중이었죠. 중소기업은 고려대상에도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우리나라 기업의 81%가 중소기업이라는 사실은 종종 놀라움과 동시에 의구심을 불러일으킵니다. "어떻게 이 많은 기업이 중소기업일 수 있지?"라는 질문은 곧이어 "그러면 왜 다들 중소기업에서 일하려 하지 않을까?"라는 물음으로 이어집니다. 이 질문은 결국 한국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를 건드립니다.
중소기업은 대한민국 경제의 중심축입니다. 경제 성장의 초석이 됐고, 지금도 수많은 일자리를 제공하며 사회를 떠받치고 있습니다. 법인세 감면, 저리 대출, 고용 장려금 등 정부의 지원 정책은 중소기업의 생존력을 높이기 위한 장치로 자리 잡았습니다. 심지어 청년 취업자에게 소득세 감면 혜택까지 제공되지만, 현실은 이상과 거리가 멉니다.
중소기업은 구인난으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취업준비생들은 일자리가 없다고 아우성이죠. 이 불편한 아이러니 속에서, 우리는 한 가지 의문과 마주합니다. 왜 청년들은 중소기업에 가지 않을까? 그 이유를 살펴보면, 첫 번째 이유는 낮은 임금입니다. 그 뒤를 열악한 근무 환경, 사회적 인정 부족, 그리고 미래에 대한 비전 부족이 따릅니다.
반대로 중소기업 인사담당자들에게 물어보면 "청년들의 눈높이가 너무 높다"는 대답이 주를 이룹니다. 직원 채용이 어렵다고 하소연하면서도, 정작 근본적인 원인인 낮은 임금과 복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죠. 이러한 괴리는 결국 중소기업과 청년들 모두를 벼랑 끝으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이 문제는 이제 단순히 "청년들의 눈이 너무 높다"거나 "중소기업은 본래 그런 곳"이라는 식으로 치부할 수 없는 사회적 난제가 됐습니다. 통계청과 고용노동부의 조사에 따르면, 청년들이 일자리 선택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기준은 급여, 복리후생, 그리고 정규직 여부입니다. 단순히 돈을 많이 벌고 싶어서가 아니라, 그들의 삶과 미래가 안정적이길 바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중소기업은 여전히 이런 요구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중소기업들의 제품들(사진=뉴시스)
중소기업이 청년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합니다. 열악한 임금 체계와 복지 혜택, 그리고 구시대적인 조직문화를 개선하지 않는 한, 구인난은 계속될 것입니다. 특히 '갑질', '군기', '텃세' 같은 문제들은 현대 청년들이 가장 기피하는 요소입니다. 대기업의 복지와 시스템은 중소기업에서도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돼야합니다. 중소기업은 더 이상 "작아서 어쩔 수 없다"는 변명을 할 수 없는 시대에 들어섰습니다.
중소기업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이는 결국 우리 사회와 경제 전체로 악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중소기업이 건강하지 않다면, 그 위에 얹힌 대기업과 사회 역시 무너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는 모두가 이 문제를 직시하고, 함께 해결책을 찾아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