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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선(獨善)
입력 : 2025-01-16 오후 5:00:43
내란 수괴 혐의를 받는 윤석열씨가 계엄 선포 43일만에 드디어 체포됐습니다. “탄핵하든 수사하든 이에 당당히 맞설 것이라는 일성은 온데간데없이 경호처를 방패막이 삼고 회피한 끝에 끌려나온 몰골이 부끄럽습니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체포된 윤석열씨 (사진=연합뉴스)
 
 
검찰총장 출신으로 자유와 공정과 상식을 부르짖었던 윤씨의 지난 2년 반을 돌아보면, 긍정적인 기억이 별로 남아있지 않은데요. 야당을 국정 파트너가 아닌 적으로 규정한 그는, 정치를 포기한 채 '격노'로 통치를 이어갔을 뿐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윤씨 재임 2년간 분단국가인 한국은 또 한번 이념으로 갈라져 버렸는데요. 자신의 뜻을 지지하는 사람만 국민이고, 반대 측은 반국가세력으로 규정한 윤씨 덕분입니다. 특히 삼권분립의 원칙이 엄연히 존재함에도 절대군주제의 왕처럼 입법부의 견제를 자신을 거역하는 세력으로 판단하고 선포한 계엄은 희대의 촌극이기도 했습니다.
 
권력에 아부하는 간신도 문제였습니다. 옛 정권에서 누님형님으로 바뀌었을 뿐, 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리는 인사들 사이에서 윤씨는 자신만이 곧 정의라는 망상 속에 사로잡혔는지도 모릅니다.
 
그 결과 그가 부르짖었던 자유와 공정과 상식은 어느덧 '불법'과 '탈법'과 '위법'으로 변질됐는데요. 당신을 지지하는 사람만 국민이 아니고, 당신이 믿는 것이 온전한 선도 아님을 말해주고 싶습니다. ‘짐이 곧 국가다라는 문장으로 유명한 태양왕 루이 14세를 사례처럼 독선에 사로잡힌 권력자의 말로는 독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선()이라는 글자가 들어가 있지만, 독선(獨善)은 결코 선()이 아닙니다.
배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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