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메일
페이스북 트윗터
티비위키 엿봤더니
입력 : 2025-01-16 오후 4:41:10
저는 OTT 얌체 사용자(?)입니다. 보고 싶은 프로그램이 생길 때마다 해당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OTT에 가입해서 사용하다 해지하는데요. 꾸준히 사용하는 OTT 한두 개에 필요할 때에만 한두 가지를 더 추가해서 이용하는 식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오리지널로 제공하는 콘텐츠, 독점 콘텐츠는 한 곳에서만 볼 수 있죠. 하여 콘텐츠에 목마른 대다수 월급쟁이들은 메뚜기처럼 OTT를 옮겨다녀야 하는 게 현실입니다.
 
(사진=티비위키 캡처)
 
그런데 제 지인은 그런 고민이 없더군요. OTT를 왜 돈을 지불하고 쓰느냐는 그의 당당한 질문에 말문이 막혔습니다. 구독경제가 이렇게 일상이 됐는데 아직도 이러는 사람이 있구나 싶었습니다. 콘텐츠 제작자의 노고와 콘텐츠 가치에 대한 합리적인 지불이 콘텐츠 생태계 보호의 기본이라는 것을 모르는 듯한 모습에 약간의 실망감도 들었습니다.
 
그렇습니다. '티비위키'에 대해 알기 전까지 얘기입니다. 지인은 티비위키 애용자였는데요. 사용하는 모습을 보니 지갑 열리기 힘들겠구나 싶었습니다. 직접 이용하는 모습을 살짝 엿봤는데요. 즐겨찾기 해둔 티비위키를 클릭만 하면 OTT 천국이 펼쳐집니다. 여러 OTT를 오가며 원하는 프로그램을 찾을 필요도 없습니다. 인기 있는 프로그램은 다 있습니다. 묵은 프로그램도 아닙니다. 최근화, 신작도 금방금방 올라옵디다. 보려던 영화가 있었는데 막이 내려가기도 전에 티비위키에 떴더군요.
 
어둠의 경로라면 불편함 감수는 필수겠거니 했는데 전혀 아니었습니다. 예컨대 오징어게임2 1화를 보고 나면 자동으로 2화로 넘어가는 식입니다. 자동으로 다음 화가 넘어가는 기능은 최근에 생겼다는데 갈수록 진화해서 너무 편하다는 것이 지인의 평이었습니다. 손 안대고 코 푸는 것이 바로 이런 거구나 싶었습니다.
 
티비위키 운영자가 구속됐다는 소식을 지인에게 전했지만 지인은 미동도 하지 않았습니다. 아무런 상관이 없다며 바뀐 주소를 눌러보였습니다. 단속에 걸리면 이사만 가면 된다네요. 티비위키 본사 소재지가 해외에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불법 사이트에서 K콘텐츠가 무차별 유통되자 해외사이트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기 위해 국내대리인 지정 제도를 현실에 맞게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진짜 수를 쓰지 않고선 이 편리한 불법을 막아내기는 너무 어려워 보입니다. 이미 늦었다는 생각도 듭니다. 앞으로도 저는 티비위키를 이용할 생각은 없지만 괜히 OTT 결제하기가 조금 망설여지네요. 이런.
 
변소인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