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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프라임] 힘들 때 돈 버는 채권추심
부실채권 증가하면 추심업체 실적도 상승
입력 : 2025-01-14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경제 한파로 중소기업과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습니다. 은행 대출도 어려워 이용하는 대부업체 연체율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이렇게 경제가 팍팍할 때 돈을 버는 불황형 사업 중 하나가 채권추심업입니다.
 
은행·카드·대부업체까지 연체율 상승
 
최근 은행의 신용카드 대출 연체율이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은행과 보험사 등에서 주택담보나 신용대출을 받지 못해 비싼 이자를 감수하고 활용하는 신용카드 대출마저 연체하는 이용자들이 늘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 12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일반 은행의 신용카드 대출금 연체율은 지난해 10월 말 3.4%를 기록하며 1년 전 2.8%에서 0.6%포인트나 올랐습니다. 이는 카드 대란이 큰 사회문제로 불거졌던 2005년 카드 대란 당시 기록한 최고 연체율 3.8%에 다가선 수치입니다. 
 
은행들의 악성 채권도 급증했습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21개 은행들이 사실상 회수를 포기한 대출이 9월 말 기준으로 2조6000억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전년 동기 대비 3.8%(943억원)가 증가한 것입니다. 
 
이뿐 아닙니다. 마지막 자금 융통 창구로 여겨지는 대부업체 연체율마저 지난해 상반기 말 13%를 넘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소식입니다. 
 
돈을 빌리고 갚지 못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이는 금융권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닙니다. 매달 고정적으로 내야 하는 통신료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해 10월 정부는 통신 3사에 3년 이상 밀린 30만원 미만의 연체료는 독촉하지 못하게 했는데요. 거꾸로 풀이하면,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휴대전화, 인터넷 이용료조차 내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반증합니다.
 
(그래프=뉴스토마토)
 
고려신용정보 매년 성장 중
 
이렇게 은행 등 금융권과 통신사, 리스를 운용하는 캐피탈 등은 자체적으로 상환을 독촉하는 단계를 거치지만, 일정 기간 안에 회수하지 못한 채권은 채권추심업체로 넘깁니다. 채권추심 전문업체들은 이들에게 넘겨받은 채권을 최대한 회수해 매출을 올립니다. 드라마에서 보는 것처럼 조직폭력배를 동원하는 것은 아니고, 어디까지나 합법적인 범위 내에서 이뤄지는 추심업무입니다. 다만 강도는 은행의 빚 독촉보다는 강할 수밖에 없습니다. 
 
채권추심업체 입장에서는 나빴던 경제 상황이 호전돼 빚을 갚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이익을 많이 낼 수 있겠지만, 기본적으로는 일거리 즉 금융사, 통신사 등에서 넘겨받는 악성 채권이 많을수록, 채권금액이 클수록 매출이 증가하는 사업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불황일수록 매출이 느는 불황형 사업으로 불립니다. 
 
채권추심업체 중 상장기업으론 고려신용정보가 대표적입니다. 몇 가지 사업을 함께 영위하고 있는데 채권추심이 전체 매출의 약 9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금융채권, 민사채권 등 의뢰받은 채권을 추심해 전액 또는 일부를 회수하는 대가로 약정수수료를 받는데 이것이 고려신용정보의 매출로 인식됩니다. 
 
고려신용정보의 연간 실적은 꾸준히 성장 중입니다. 2023년 매출액 1582억원, 영업이익 140억원의 실적을 올렸고, 지난해엔 3분기까지 매출액 1280억원, 영업이익 108억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장기간 상승추세를 이어오던 주가는 2023년부터 2년간 횡보 중입니다. 
 
신용정보회사 NICE평가정보도 개인 신용평가, 신용조회, 신용조사와 채권추심 사업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개인과 기업의 신용정보(CB) 사업, 디지털사업 비중이 월등히 크고, 채권추심 비중은 14%에 그쳐 채권추심만 보고 투자하기엔 무리가 있으나, 상대적으로 기업 신용정보 비중이 높은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와 비교하면 큰 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NICE평가정보의 2023년 연간 매출액 4857억원 중에서 채권추심 매출은 660억원이었습니다. 지난해는 3분기 누적으로 전체 매출 3883억원 중 채권추심이 555억원을 차지, 그 비중이 조금 늘어난 것이 포착됐습니다. 
 
중국 구조조정 ↑…중국신다 일감 증가
 
국내엔 이 두 회사가 채권추심 증가의 수혜를 받을 수 있는 기업입니다. 해외로 눈을 돌리면 중국의 배드뱅크 중국신다가 눈에 띕니다. 중국 정부가 부실자산과 채권을 관리하기 위해 세운 4개 자산관리회사(AMC) 중 하나로 중국 본토 30개 자치구에 지점을 두고 있습니다. 주식은 홍콩증시(홍콩H주)에 상장돼 거래 중입니다.
 
중국은 지난 2~3년간 부동산 시장 침체로 고전하고 있는데요. 이 과정에서 중국 굴지의 부동산개발업체들이 파산 또는 구조조정을 받았습니다. 헝다(에버그란데)는 청산으로,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의 구조조정은 아직도 진행 중입니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업체들의 부실자산은 중국신다 등과 같은 자산관리업체로 넘어가 관리되고 있습니다. 
 
채권추심업체도 악성 채권은 상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중국신다 또한 지난해 상각자산 수익감소로 실적이 악화됐으며, 거시경제 상황이 나빠져 신용위험에 대한 충당금도 증가했습니다. 이로 인해 주가는 줄곧 하락세를 보이다가 지난해 9월 하순 중국 증시가 동반 급등할 때 함께 올랐습니다. 이후 다시 하락 중입니다.
 
실적이 부진해도 걱정할 정도는 아닙니다. 중국 정부의 관리 아래에 사업을 영위하고 있어 이익이 감소할지언정 적자의 늪에 빠질 위험은 낮습니다. 실적 감소로 배당금을 감액하긴 했으나 배당수익률은 괜찮은 편이어서 배당주로 접근도 유효합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김창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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