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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파업 전운
입력 : 2024-12-23 오후 5:31:08
(사진= 기업은행 노동조합)
 
연말 거센 추위에도 불구하고 은행 직원들이 거리를 가득 채웠습니다.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이 진행되는 가운데 노사 갈등이 격화되면서 은행 노조원들이 거리로 나와 투쟁에 나선 겁니다. 성과급 지급을 놓고 금융권은 곳곳에서 잡음이 나오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곳은 NH농협은행과 기업은행입니다. 두 은행은 각각 26일과 27일 성과급 쟁취를 위한 집회 및 총파업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NH농협의 갈등은 농협중앙회가 최근 NH농협금융지주와 주요 금융 계열사에 작년과 비슷한 수준의 성과급을 통보하면서 시작됐습니다. 높은 실적을 달성했을 경우 일종의 격려금으로 지급되는 특별성과급 비율에 대해 노측은 기본급의 100%를 제시했지만 사측은 50%까지만 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노조는 올해 역대 최대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중앙회가 제시한 성과급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NH농협금융지주는 올해 3분기 기준 누적 당기순이익으로 2조3151억원을 기록하며 작년 동기 대비 13.2% 증가했습니다. NH농협은행 또한 3분기까지 전년 동기 대비 3.2% 오른 1조5651억원의 순익을 올렸습니다.
 
노조는 더욱 강경한 입장을 보이는 모습입니다. 최근에는 노조가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을 비롯해 주요 임직원들의 비위 행위를 제보 받는다며 최대 2000만원의 포상금을 내걸기도 했습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기업은행지부는 오는 27일 단독으로 총파업을 진행합니다. 기업은행 노조가 단독으로 총파업에 돌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노조는 특별성과급 250% 지급과 밀린 보상휴가에 대한 시간외수당 현금 지급, 우리사주 금액 증액 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실제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개 시중은행의 지난해 평균연봉은 1억1600만원이었던 반면, 기업은행 평균연봉은 8500만원으로 3100만원 가량 적었습니다. 이 때문에 기업은행 노조는 이익배분제에 따른 특별성과급 지급이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기업은행은 올해 3분기까지 약 3조원에 달하는 순이익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한번도 특별성과급을 받아본 적이 없어 불만이 터진 것으로 보입니다.
 
시간외 수당 또한 화두에 올랐습니다. 노조가 추산하는 미지급 수당은 1인당 약 600만원에 달했습니다. 기업은행 노조 관계자는 "기업은행이 국책은행이라 공공기관의 총액인건비 제도를 적용받는다는 이유로 정당하게 받아야 하는 수당도 지급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추운 겨울 얼어붙은 거리 위에 수천 명의 직원들이 자기 권리를 찾기 위해 빨간 두건을 두르고 큰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타협점이 없는 평행선을 긋고 있는 노사 양측 모두 올 겨울은 더욱 시린 계절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고금리 고물가로 삶이 팍팍한 서민들 또한 금융 불편이 이어질까 우려됩니다. 두 은행이 집회 및 총파업을 예고한 26일과 27일은 올해가 끝나기 전 몇 안 남은 평일로 서민들은 괜한 걱정이 커집니다.
 
문성주 기자 moonsj7092@etomato.com
문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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