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밤 10시29분경 기습적으로 선포한 ‘비상계엄’이 정국을 혼란에 빠뜨렸습니다. 대한민국 헌법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 한해 계엄을 선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북한과의 교전이나 국내 소요 사태 등으로 행정·사법 마비 상황이 발생하지 않았는데도 군이 영장 없이 시민을 체포하거나 구금할 수 있는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입니다.
대통령의 이성적이지 않은 판단으로 대한민국 국민은 하루 아침에 안온한 일상을 잃게 됐습니다. 위헌성이 명백한 만큼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지난 7일 표결에 부쳐졌으나, 정족수(200석) 미달로 폐기됐습니다.
재표결은 내일(14일) 오후 5시 국회 본회의에서 이뤄집니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 6당은 12일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발의했습니다. 이번 재표결이 가결로 이어지기 위해선 야당 192석에 여당 최소 8개의 이탈표가 필요합니다. 지난 7일 첫 투표에서 안철수, 김상욱,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 표결에 참여했습니다.
재표결 날짜에 가까워지면서 표결에 동참하겠다고 의사를 내비친 국민의힘 의원들도 더 늘어나고 있는 양상입니다. 김상욱, 김예지, 김재섭, 안철수, 조경태, 진종오, 한지아 의원 등은 찬성의 뜻을 밝혔고, 고동진, 권영진, 김소희, 김태호, 박정훈, 배현진, 우재준, 정성국 의원 등은 찬반 입장을 표명하지는 않았지만 표결 참여의 뜻을 밝혔습니다.
국정을 혼란에 빠뜨리고 경기가 어려운 지금 국민의 ‘안녕’을 박탈한 윤 대통령은 진정한 사과도 없습니다. 또 전날 29분짜리 대국민담화에서는 “도대체 2시간짜리 내란이라는 것이 있느냐”며 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행위를 스스로 변호했습니다. 그러면서 “저는 마지막 순간까지 국민 여러분과 함께 싸우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누구를 상대로 무엇을 위해 싸우겠다고 하는지 도무지 모를 말입니다.
자신의 거취를 당(국민의힘)에 일임하겠다면서 사실상 2선 퇴진 및 임기 단축에 동의했다는 해석이 많았지만, 5일 만인 지난 12일 대국민담화를 통해 국민의힘의 요구를 수용할 생각이 없음을 공식화했습니다.
이제 질서 있는 퇴진은 탄핵이 유일하게 됐습니다. 하루하루 더 버티기 어려운 초현실적인 하루하루를 이번 토요일엔 반드시 끝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