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임이자, 박덕흠, 이종배, 나경원, 윤재옥, 김정재,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 등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3일 늦은 밤 국회의사당은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으로 '군홧발'에 짓밟혔습니다. 국회 운동장에 착륙한 헬기와 창문을 깨고 국회 내부로 침투하는 계엄군을 전 국민이 생중계로 목격했습니다.
국회가 계엄 해제 결의안을 가결시킬 수 있었던 건 계엄군이 들어오는 길목을 차단해 준 국민 한명 한명의 힘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자리에 87명의 국민의힘 의원들은 없었습니다. 그들은 국회 담장 밖에서 계엄군의 국회 진입을 방관했습니다. 마치 '비상 계엄'의 실질적 영향력이 행사되는 걸 기다리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런 그들이 이제는 국민을 모욕하고 있습니다. 그런 당에 소속된 정치인들이 고작 몇 글자의 글로 국민을 기만하고 있습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7일 페이스북에 "야당 의원들은 총칼, 군홧발 운운하며 탄핵을 선동하고 있다"며 "야당의 국회운영 모습은 1970년대 유신시대의 통일주체국민회의 보다 더하면 더하지 결코 덜하지 않다. 이재명의 통일주체국민회의"라고 적었습니다.
윤상현 의원은 지난 8일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표결 불참 뒤 비판 여론을 걱정하는 같은 당 김재섭 의원에게 "1년 후에는 다 찍어주더라"라는 언급을 했다고 스스로 밝혔습니다. 이에 야당에서는 "국민을 개·돼지로 보는 소리 아닌가"라는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지난 7일 탄핵 소추안 표결이 정족수 부족으로 '불성립'된 것 역시 여당의 힘입니다. 전 국민이 윤 대통령의 내란을 생중계로 목격했는데, 국민의힘 의원들은 국민의 뜻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후 각 지역구 사무실에 근조화환이 쏟아졌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제서야 탄핵 표결에 참석하겠다고 합니다.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이 민심의 흐름을 이제서야 읽은 겁니다.
한 번의 탄핵 소추안 표결 실패는 헤프닝이 아닙니다. 문제를 해결해야 할 해법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국회의원에 대한 '국민 소환제'가 필요합니다. 한 번 선출되면 더이상 견제받지 않는 국회의원들에 대한 조치가 시급합니다. 국민 소환제를 통해 국회의원 임기 중 파면이 가능하도록 해야합니다.
실효성은 나중 문제입니다. 국회의원이 실제로 파면되지 않더라도 국민들의 뜻이 '국민 소환제'를 통해 정확하게 전달될 필요가 있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