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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가 집회하는 법
입력 : 2024-12-10 오후 1:24:35
지난 9일 오후 인천 미추홀구 농수산물시장사거리에서 열린 '내란주범 윤석열 즉각 체포! 윤석열 탄핵! 국민의힘 해체! 사회대개혁 쟁취! 인천시민촛불' 집회에서 시민들이 팻말과 응원봉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뉴시스)

"혹시 국민의힘 사람이세요?" 형형색색으로 빛나는 아이돌 응원봉을 든 20대로 보이는 여성들이 제게 조심스럽게 물었는데요.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한 것을 지켜본 뒤 퇴근하던 차에 이것저것 물었습니다. 늦은 시각임에도 국회 안팎에는 윤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사람들로 가득했습니다. 
 
지금도 곳곳에는 윤 대통령의 탄핵을 외치는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는데요. 이 중 MZ세대는 윤 대통령 탄핵 집회의 중심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번 집회는 2016년 탄핵 집회와는 다른 모습들이 많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집회는 촛불이 중심이 됐다면 이번에는 여러 아이돌의 응원봉, 깃발 등 다양한 방식이 동원됐습니다.
 
다양한 형태의 응원봉으로 절대 꺼지지 않는 빛이 완성됐는데요. 피켓이 단체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면 응원봉은 나만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고 MZ세대들은 말합니다.
 
노래는 강렬하고 중독성 있는 음악이 선택됐는데요. 이 노래들이 저녁마다 곳곳에 울려 퍼지고 있습니다. '영원한 건 절대 없어' '주어진 운명에 굴복하고 말 텐가' '힘내야지, 뭐, 어쩌겠어. 파이팅 해야지. 파이팅 해야지' 등 현 시국을 반영한 노래 가사가 있다는 게 특징입니다. MZ세대는 탄핵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가지고서 K-팝 노래의 가사에 탄핵을 넣어 떼창을 하고 있습니다. 
 
국민의 저항은 늘 무거운 분위기로 진행됐습니다. 그러나 이번 탄핵 집회는 방식마저 유쾌합니다. 청년은 정치에 관심이 없다는 통념도 이번에 깨졌습니다. 
 
탄핵 집회에 참석한 사연도 각양각색입니다. '집에서 게임 하기 불안해서 나와서 한다' '집에만 누워있는데 못 그렇게 돼서' 등을 탄핵 집회에 참석한 이유로 꼽았습니다. 깃발 문구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전국 집에 누워있기 연합' '날아다니는 스파게티 괴물 연합' 등입니다.
 
윤 대통령 탄핵 집회가 '시민' 주도로 바뀌면서 들불처럼 번졌습니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윤 대통령의 퇴진을 외치는 시민이 수백만 명에 이릅니다. 이 불을 꺼트리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
차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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