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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찰나의 희망도 결국 실망으로…차가웠던 국회의 밤
민주, 보좌진까지 본회의장 앞 집결…"탄핵" 외쳤지만 끝내 무산
입력 : 2024-12-08 오후 8:07:09
7일 오후 4시 본회의를 앞두고 국회 로텐더홀에 여·야당 보좌진과 취재진이 모여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뉴스토마토 김유정·김태은 인턴기자] 2024년 12월7일 오후 9시25분 국회의사당 로텐더홀에는 힘잃은 박수 소리만 남았습니다. 세 시간여의 기다림 끝에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마치고 본회의장 밖을 빠져나오는 야당 의원들을 향한 격려의 박수였습니다. 보좌진들에 둘러싸여 침묵 속에 발걸음을 옮기는 의원들의 얼굴에는 허탈함과 비통함이 교차했습니다. 
 
김건희 특검법(윤석열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이 예정됐던 이날, 국회의사당은 일찍부터 국회의원들과 보좌진, 기자들로 붐볐습니다. 
 
윤 대통령의 갑작스런 대국민 담화 이후 한동훈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의 일거수 일투족에 시선이 집중되면서 로텐더홀에는 긴장감만이 역력했는데요.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외신과의 인터뷰에 응하며 대통령 탄핵의 정당성을 세계에 전파했습니다. 미국 NBC 방송과 인터뷰를 진행한 한민수 대변인은 "혹여라도 실수를 할 까봐 한 마디, 한 마디 신중하게 말했다"며 "(이번 일은) 많은 외신도 관심을 가질 만큼 보통 일이 아니다"라고 기자에 전했습니다. 
 
본회의 개의 한 시간여를 앞둔 4시부터는 민주당 의원들이 속속 본회의장 앞으로 집결했습니다. 의원들이 의원총회를 진행하는 동안 보좌진들은 '내란행위 즉각수사!'라고 적힌 손피켓을 들고 로텐더홀 계단에 앉아 의원들의 탄핵안 가결을 촉구했습니다. 
 
본회의 시작 5분 전인 오후 4시55분 개혁신당 의원 3명이 가장 먼저 본회의장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이어 민주당 의원들이 입장했습니다. 전날부터 장시간 의원총회를 이어온 국민의힘 의원들도 하나, 둘씩 자리에 착석했습니다. 
 
김건희 특검법 표결이 시작되면서 로텐더홀의 긴장감은 한층 높아졌습니다. 대다수의 국민의힘 의원들이 표결을 마치고 자리를 뜨자 민주당 보좌진들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나오는 출구로 몰려가 "비겁하다", "들어가라", "투표해" 등의 고함을 외쳤습니다. 이들은 여당 의원들이 모두 지나갈 때까지 "위헌정당 해산하라"라고 거세게 항의했습니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개표 결과를 발표하려던 순간, 로텐더홀에 모인 보좌진과 기자들은 삼삼오오 모여 휴대폰으로 유튜브 중계를 지켜봤습니다. 결과는 총 투표수 300인 중 찬성 198표, 반대 102표. 의결 정족수에 2표 모자란 결과에 일순간 "아~"하는 탄식이 터져나왔습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대부분 나간 상황에서 김건희 특검법 만이라도 통과되기를 염원했던 민주당 보좌진들은 안타까움을 쏟아내기 바빴습니다. 표결 결과를 듣기 위해 20여명의 국민의힘 의원들이 남아있는 것을 보며 몇몇 보좌진들은 이들이 탄핵안 표결에 참여할까 기대를 표하기도 했지만, 안철수 의원만 남기고 모두가 퇴장하자 허탈함을 표했습니다. 
 
이어 탄핵소추안 표결이 개시됐습니다. 국민의힘에서는 당연히 안철수 의원만 투표를 마쳤는데요. 6시22분 김예지 의원이 깜짝 등장했습니다. 야당 보좌진들은 일제히 출입문 근처로 달려가 김 의원의 이름을 연호했습니다. 안철수 의원과 김 의원이 본회의장을 빠져나왔을 때에도 용기를 보여준 이들에게 보좌진들은 응원의 박수를 보냈습니다. 
 
여당 의원 중 표결에 참여하는 의원이 나오자 침체됐던 분위기가 전환됐습니다. 다소 무기력하게 기다리던 야당 보좌진들은 시끌시끌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여당 의원의 작은 움직임에도 로텐더홀은 크게 술렁였습니다. 김상욱 의원이 입장을 할 때에의 환호는 아이돌 가수가 부럽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의 국민의힘 이탈자가 나오지 않고, 김상욱 의원의 선택이 '반대표'였음이 밝혀지면서 분위기는 다시 급격히 가라앉았습니다. 일부 보좌진은 "여기까지 와놓고 부결을 하는 게 어딨나. 최악이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더 이상의 투표 참여자 없이 표결은 종료됐습니다. 민주당 의원들이 국민의힘 의총장까지 찾아갔지만, 설득은 커녕 충돌만 벌어졌습니다. 헌정 사상 세 번째로 진행된 이날의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은 총 투표수 195표로 정족수 미달에 따른 불성립이 됐습니다. 
 
보좌진들이 하나, 둘 씩 본회의장을 떠나가던 무렵 "부역자! 부역자!" 하는 외침이 들려왔습니다. 본회의 산회 30여분 후 국민의힘 의원들이 의총장을 빠져나가자 이들을 향한 야유가 터져나온 것입니다. 고성이 오가는 가운데 일부는 국민의힘 당직자와 충돌하기도 했습니다.  
 
탄핵 무산으로 국회 정문 밖은 여전히 시끄러웠던 이날 밤, 코 끝에 스치는 겨울 바람은 유난히 차가웠습니다. 
 
김유정·김태은 인턴기자 xxt197@etomato.com
김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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