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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론에 막힌 '소장파의 민낯'
국힘 '탄핵 반대' 당론에 굴복…소장파의 역할·의미 되새기길
입력 : 2024-12-08 오전 11:17:16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결국 부결됐습니다. 탄핵안 찬반 투표에 참여한 인원이 의결 정족수 200명에 미치지 못하면서 개표함도 열어보지 못한 채 부결로 끝이 났습니다.
 
참담합니다. 국민을 대신해서 투표하라고 국회의원을 선출한 것인데, 국회의원의 기본적인 권한마저 포기했습니다. 탄핵안에 찬성하든지 반대하든지  어찌 됐든 투표를 통해 자신의 권한을 행사해야 했습니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한 소장파 의원들이 5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윤석열 대통령 임기단축 개헌 제안' 기자회견을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부터 우재준, 김소희, 김 의원, 김상욱, 김예지 의원. (사진=뉴시스)
 
더욱이 황당한 것은 국민의힘 내부에서 '소장파'라고 일컫는 의원들 중 투표에 참여한 의원이 단 2명밖에 없었다는 겁니다. 이들은 탄핵안 표결 전 윤 대통령에게 '임기단축 개헌'을 제안하며 질서 있는 퇴진을 요구했는데요.
 
소장파 의원들은 윤 대통령이 자신들의 제안을 수용했다면 탄핵 반대에 한 표를, 수용하지 않았다면 탄핵 찬성에 한 표를 행사하는 것이 맞는데 그러지 못했습니다. 어떠한 입장도 정하지 않은 채 강 건너 불 구경하듯 본회의장을 지켜볼 뿐이었습니다.
 
소장파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단체 혹은 내부에서 비교적 젊은 구성원들이 모여 하나의 세력'을 의미하는데요. 때문에 비교적 급진적이며 기존 질서의 개혁을 추구하곤 합니다. 또 주류 세력과는 다른 의견을 내는 이들을 소장파로 묶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렇다면 이들이 사전적 의미의 소장파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비교적 젊은 구성원들이 모여 하나의 세력을 이룬 집단은 맞지만, 이들은 급진적이지 않고 기존 질서의 개혁을 추구하지도 않았습니다. 주류 세력과는 당연히 다른 의견을 내지 못했고요.
 
그런 면에서 저는 이번에 국민의힘의 안철수, 김예지, 김상욱 의원이 투표 참여에 큰 박수를 보냅니다. 어찌 됐듯 투표에 참여해서 국회의원으로서의 본분을 지켰기 때문입니다.
 
특히 김예지, 김상욱 의원의 경우 국민의힘 내부의 소장파 의원으로 꼽히는데요. 탄핵안에 대한 어떤 결정을 했는지 여부를 떠나 일단 투표에 참여한 것만으로도 분명 칭찬받아 마땅합니다.
 
이번에 표결에 참여한 김상욱 의원의 발언도 눈에 띄었는데요. 그는 "당론에 따라 이번 탄핵안에는 동의하지 않았다"며 표결에는 참여했으나 반대표를 던졌다고 밝혔습니다. 국민의힘의 당론에 막혀 자신의 의견을 제대로 내지 못한 점을 피력한 것인데요.
 
'윤 대통령 탄핵 반대', '탄핵 표결 불참'이라는 국민의힘의 당론을 거스르지 못한 채 자신의 의사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다는 점이 안타깝게 느껴집니다. '주류 세력과 다른 의견을 내는 집단'. 소장파의 의미와 역할을 다시 한 번 되새겼으면 좋겠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박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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