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을 필두로 코인(가상자산) 시장이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미국 대선이 끝나고 급등하기 시작한 비트코인은 전고점을 넘어섰고 일부 코인들도 폭등세를 보였는데요. 그러자 소셜미디어(SNS)에선 가상자산으로 수익을 맛봤단 글들이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글들을 보고 있자니 마음 한 켠에서 피어나는 불안감, FOMO(포모)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포모는 fear of missing out, 즉 놓치거나 제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뜻합니다. 가상자산 시장이 활성화되던 2017년과 2018년 전후로 포모 현상도 확산됐습니다. 2021년 비트코인이 천정부지 오르던 시기에도 곳곳에서 '나만 소외되는 것 아닌가' 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늘어났습니다. SNS에 도배되는 수익인증 글을 읽다 보면 업비트나 빗썸 등 가상자산 거래소 어플을 일단 깔아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이른바 '비트코인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포모 현상은 되풀이됐습니다. 지난 1월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승인을 받자 1억원을 돌파할 때도 포모 현상이 나타났는데요. 트럼프 발 가상자산 시장 급등은 연초보다 뜨거운 흐름입니다. 지난달 22일 국내 5대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의 24시간 거래 규모는 25조원을 기록하며 코스피, 코스닥의 1일 거래대금인 약 16조원을 넘어서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 계엄 사태도 코인 시장을 움직였습니다. 비상 계엄이 선언된 지난 3일 오후 10시30분 이후 비트코인은 30% 넘게 수직낙하 했습니다. 업비트, 빗썸 등 가상자산 거래소는 어플이 마비돼 접속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급락세는 길지 않았고 이내 다시 가격은 회복했는데요. 계엄 상황에서도 일시적으로 급락한 코인을 줍기 위해 투자자들은 분주했습니다. "지금이 세일 가격"이라며 너도 나도 코인 매수를 시도한다는 SNS 글들이 올라왔습니다.
근로소득과 예적금으로만은 대한민국에서 살 수 없다는 인식이 점점 커지는 가운데 가상자산 시장 급등으로 포모 현상까지 겹치는 상황입니다. 지금껏 모은 현금을 만지작 거리는 직장인들은 고민에 빠집니다. 기사를 보면 가격은 올랐지만 분위기에 휩쓸려 투자를 하면 안된다고 주의를 줍니다. 시장은 계속 상승하지만 내가 들어가면 거짓말처럼 하락할 것 같은 불길한 예감도 듭니다.
미래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 선택에 대한 책임은 오롯이 본인이 져야 합니다. 하지만 부럽습니다. 이 시기를 놓치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시장 같습니다. 혼란 속에서 투자 가능한 금액이 어느정도 있는지 가늠해 봅니다. 정답은 없습니다. 포모 현상은 사회 구성원이라면 누구든 느낄 수 있습니다. 아마 대다수는 선택하지 못하고 갈팡질팡 고민의 늪에 빠질 겁니다. 돌아온 포모에 머리는 복잡해져만 갑니다.
지난 5일 서울 강남구 업비트 고객센터 시황판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