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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넘기는 의정갈등
입력 : 2024-12-02 오후 5:01:25
(사진=뉴시스)
 
올해 안에 의정 갈등이 봉합될 실마리를 찾을 수도 있다는 일말의 기대가 사라졌습니다.
 
국민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안겨드리겠다고 공언한 의정협의체는 출범 20일 만에 빈손으로 사실상 해체됐기 때문입니다.
 
내년도 의대 정원 변경 문제 등을 놓고 각 주체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대한의학회와 한국의과대학, 의학전문대학원협회가 탈퇴를 공식 선언하며 그나마 유의미했던 의료계와 정부, 국회의 소통 창구가 사라졌는데요.
 
의료계는 2025학년도 의대 정원에 대해서는 수시 미충원 인원의 정시 이월 제한과 예비 합격자 규모 축소 등을,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은 보류하자고 제안했지만, 정부는 2025학년도 의대 증원 조정은 법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의료계의 제안을 수용할 수 없다고 못 박았습니다. 타협안을 마련하고자 출범한 협의체는 합의는 고사하고 양측의 의견 차이가 크다는 사실만 다시 한번 확인한 셈이었죠.
 
양측은 한 치의 양보 없는 힘겨루기로 협의체의 진정성을 의심케 했는데요. 의료계에서는 2025년 의과대학 정원과 관련해 현실적으로 가능한 방안을 충분히 검토해 구체적 조정안을 제시했고 2026년 증원 유예와 함께, 합리적 인력 추계 기구를 신설해 2027년 이후 정원 논의를 진행하자는 제안도 전달했지만 정부의 성의 있는 태도 변화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의료 현실의 심각성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여당은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를 적극적으로 압박하거나 중재에 나서지 않았다고 힐난했는데요.
 
이에 대해 여당은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 자체에 의미가 있었다고 자평하는 한편 협의체에 불참한 야당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렸습니다. 협의체가 다음 회의 날짜도 잡지 못한 채 무기한 휴지기에 들어갔음에도 정부, 여당은 대화 창구가 다시 복원될 수 있다는 희망 회로만 돌리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당초 협의체 출범한 취지에는 한 발짝도 접근하지도 못한 채 지난한 의견 대립만 거듭하다 의정 갈등 국면이 해를 넘겨 내년까지 이어지게 됐습니다. 의료계는 정부와의 대화를 접고 전공의와 의대생의 목소리를 전면에 내세우며 의협 비대위를 중심으로 이전보다 강경한 목소리를 내며 대치국면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는데요. 정부, 여당의 무능이 의정 갈등 국면에서도 여실하게 드러났습니다. 결국 국민들이 감당해야 하는 피해만 커지고 있습니다.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
이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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