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겨울 시즌 김장철이 다가왔습니다. 예전보다 김치를 직접 담그는 사례가 다소 줄긴 했습니다만. 그래도 저렴한 가격으로 많은 양의 김치를 확보할 수 있어 상당수 가정에 있어 김장 시즌은 연례행사라 할 수 있는데요.
하지만 요즘 김장을 준비하는 가정의 표정은 그리 밝지 못합니다. 올해 유난히 긴 폭염으로 배추 가격이 고공행진하면서 직접 담그는 김치 비용이 만만치 않아졌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상당수 가정은 '금배추'로 인해 김장 비용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소비자 550명 대상 '2024년 김장 의향 조사'에 따르면, 김장 의향에 대해 '작년보다 비슷하게 할 것'이라는 응답 비율은 54%로 가장 높았습니다.
다만 '작년보다 증가할 것(10%)'보다는 '작년보다 감소할 것(35.6%)'이란 응답의 비율이 높게 나타났습니다. 10명 중 4명 가까운 응답자가 김장 규모를 전년 대비 줄이겠다는 겁니다.
김장 의향 감소 이유에 대한 질문에는 단연 '김장 비용 부담'이 42.1%로 가장 높았습니다. 이 밖에 '가정 내 김치 소비량 감소(29.8%)', '시판 김치 구매 편리성(15.2%)' 등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처럼 김치 가격이 잡히지 않는 것은 올 여름 폭염 및 폭우가 반복되면서 배추 생육환경이 악화해 수급에 어려움을 겪은 탓이 큽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해 9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19.17(2020년=100)로 집계되며 전월(119.38) 대비 0.2% 하락했지만, 농림수산품 물가지수는 125.81로 전월보다 5.3% 치솟으며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는데요. 특히 배추 가격은 같은 기간 61%이나 폭등했습니다.
한 달 새 배추 가격이 50% 이상 오르니 웬만한 가정에서 김장 담그기를 주저하는 것도 무리는 아닌 셈입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은 정부는 김장철 물가 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을 참모들에게 당부하기도 했지만, 사실상 뾰족한 방안은 마련되지 못하는 상황인데요.
배추를 비롯한 채소 작황 문제는 하늘의 뜻에 달려 있다지만, 그렇다고 마냥 하늘 탓만을 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이 같은 금배추 현상이 매년 반복되지 않도록 정부가 기후 변화 문제에 대해 중장기적으로 대비하고, 보다 고도화된 수급 안정 시스템 마련에 대해 고민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서울 한 식자재마트에서 고객이 배추를 고르는 모습.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