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식품사업으로 성장한 기업들이 인수합병(M&A)을 통해 관련 사업은 물론 이종 사업까지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습니다.
사조그룹 계열사인 사조대림은 미국 인그리디언코리아 지분 인수를 곧 마무리 지을 예정입니다. 인천공장과 서울 방배동 사옥 등을 담보로 1900억원을 조달했으며, 경영권 확보에 필요한 매매대금 3300억원을 조만간 지급합니다. 나머지 540억원은 오는 2027년까지 분할 납부할 방침입니다.
인그리디언코리아는 옥수수에서 전분당을 추출하는 업체입니다. 인수 발표 당시 주지홍 부회장은 "식용유, 장류, 밀가루 등 기존 식품사업의 소재 부문 강화에 나설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죠. 참치캔과 어묵 등을 생산하는 사조대림의 이번 인수는 소재사업 강화를 위한 포석입니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오리온 카스타드. (사진=연합뉴스)
식품과는 거리가 먼 이종 사업에 손을 뻗는 기업들도 있습니다. 닭고기 전문업체로 유명한 하림그룹은 JKL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조성해 국내 최대 해운사인 HMM 인수에 나섰습니다. 최근 본계약 1차 협상 기한을 2주 연장하는 등 원활한 모습은 아닌데요.
하림은 컨테이너선사인 HMM 인수로 해운업을 키울 생각입니다. 기존 벌크선 위주의 해운 계열사 팬오션과의 시너지를 노리고 있죠.
하지만 인수자금 마련에 난항을 겪는 것으로 전해지는 데다 해운업의 재편, 노조 반발 등으로 인수 전부터 '승자의 저주'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제과업체로 알려진 오리온은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의 지분 25.73% 매수로 바이오사업 진출을 알렸습니다. 투자액은 5500억원에 달합니다.
레고켐바이오는 항체·약물 접합체(ADC)의 원천 기술을 보유한 바이오벤처 기업입니다. 암세포만 골라서 파괴하도록 고안된 ADC 항암제는 업계에서 각광받고 있으며, 관련 시장 규모도 확대될 전망입니다.
그러나 주식시장 평가는 냉혹했습니다. 레고켐바이오 인수 발표 이틀 만에 오리온의 시가총액 1조원이 증발했죠.
식품사업의 한계를 체감한 식품기업들은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데요. 대규모 금액을 투입하는 M&A는 자칫 유동성 부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기존 사업과 동 떨어진 사업의 경우 주력 사업마저 위험에 빠트릴 수 있다는 불안감도 존재하죠. 식품기업들의 미래 먹거리 발굴이 향후 득으로 작용할지 아니면 악수가 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