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SM엔터테인먼트가 세계 시장에서 활동할 영국 신인 보이그룹 제작에 나섭니다. 특히 '핑크 블러드'로 불려온 SM 특유 K팝 색깔이 영국 기반의 세계적 보이그룹 '원 디렉션'을 탄생시킨 제작사와 어떻게 결합될지 음악계 주목을 끌어내고 있습니다. 최근 다국적 그룹을 제작하고 있는 하이브, JYP에 이어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립니다.
최근 서울 성수동 사옥에서 영국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문액백(MOON&BACK·M&B)과 전략적 협약 체결식을 가진 SM엔터테인먼트. 사진=SM엔터테인먼트
SM, 세계적 보이그룹 원디렉션 제작사와 협력
SM은 최근 서울 성수동 사옥에서 영국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문액백(MOON&BACK·M&B)과 전략적 협약 체결식을 가졌습니다.
장철혁 SM 대표를 비롯해 장윤중 SM CBO(Chief Business Officer), 이성수 CAO(Chief A&R Officer), 강타 크리에이티브(Creative) 이사 등이 참석했습니다. M&B측에서는 나이젤 홀(Nigel Hall)·러스 린제이(Russ Lindsay)·던 에어리(Dawn Airey) 공동 대표와 음악담당 이사 벤 카터(Ben Karter) 등 총 9명이 자리했습니다. SM은 "글로벌 음악·아티스트 지식재산권(IP)의 개발·투자를 본격화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이라고 설명했습니다.
M&B는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엔터테인먼트 및 TV프로그램 제작사입니다. 나이젤 홀은 세계적 보이그룹 ‘원 디렉션’을 탄생시킨 '더 엑스 팩터(The X Factor)', '브리튼스 갓 탤런트(Britain's Got Talent)' 등 유명 TV프로그램을 제작한 인물입니다. M&B는 나이젤과 함께 영국 제임스 그랜트 미디어 그룹 설계자 러스 린제이, 방송 콘텐츠 분야의 전문가이자 야후(Yahoo) 전 수석 부사장과 게티 이미지(Getty Images) CEO를 역임한 던 에어리 3명이 공동 설립한 회사입니다.
M&B는 영국에서 보이그룹으로 데뷔할 멤버들을 직접 캐스팅합니다. SM은 음악, 뮤직비디오, 안무 등 K팝의 노하우를 제공합니다. 이들 그룹이 부를 노래는 SM의 음악 퍼블리싱 자회사인 KMR(크리에이션뮤직라이츠, Kreation Music Rights)이 총괄합니다.
M&B는 보이그룹의 성장 과정을 내년 하반기부터 6부작 TV시리즈로 한국, 영국과 미국 등 각국에 방영할 예정입니다. K팝을 접목한 첫 영국 보이그룹인 만큼 주목을 끌어낼 것으로 보입니다. SM 측은 "에너지 넘치고 활기찬 방식으로 조명하고 뮤지션으로 성장해가는 모습을 담을 계획"이라 전했습니다.
러스 린제이 M&B 공동 대표는 "SM과 같은 세계 최고의 엔터테인먼트사와의 파트너십은 매우 흥분되는 일”이라며 “SM의 창의적인 역량과 글로벌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M&B의 노련한 경험, 큐레이팅 등이 합쳐져 전 세계 음악 애호가들을 열광시킬 수 있는 TV 시리즈가 탄생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습니다. 장윤중 SM CBO는 “이번 프로젝트는 유럽에 첫 발을 내딛는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SM이 보유한 독보적인 K팝 제작 역량과 글로벌 네트워크 등을 통해 북미와 남미, 유럽 등 주요 시장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K팝 산업의 글로벌 성장을 가속화 하는데 중추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서울 성동구 SM엔터테인먼트 본사. 사진=뉴시스
K팝 성장 둔화 타개책…'핑크 블러드' 어떻게 녹여낼까
최근 K팝 성장 둔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대형기획사들은 비아시아계 가수들을 적극 차용하며 K팝 새로운 수출 활로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SM의 이번 프로젝트 역시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다국적 그룹을 제작하고 있는 하이브, JYP에 이어 차별적인 흐름을 만들어낼지 주목됩니다. 앞서 하이브는 첫 미국 현지 제작 걸그룹 프로젝트 '더 데뷔: 드림 아카데미'로 K팝 새 활로 개척에 나섰습니다. 미국 대형 글로벌 음반사 유니버설뮤직그룹 산하 게펜 레코즈와 지난 2년 간 준비한 결과를 발표해오고 있습니다. 하이브 측은 "K팝 30년의 유산을 세계 최대의 팝 시장 미국에 본격적으로 이식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 내다봅니다. JYP도 유니버설뮤직그룹 산하 리퍼블릭 레코드와 미국 현지 합작 걸그룹 제작 프로젝트 ‘A2K’를 진행해왔습니다.
SM의 경우 이수만 전 대표 시절부터 특유의 뮤직 퍼포먼스, 즉 'SMP'(SM Music Performance)를 유지해오고 있습니다. 북유럽 작곡가들과의 협업으로 매끈한 멜로디라인을 만들고 소속 뮤지션들의 가창과 안무를 최적으로 혼합한 스타일을 정의합니다. 때론 사회비판적인 내용의 노랫말도 포함됩니다. 이 고유 색깔은 ‘핑크 블러드(SM 아티스트와 콘텐츠를 응원하는 팬덤)’라는 현상으로 이어져왔습니다. 올해 하이브와 카카오의 인수 전 때도 하이브 측의 인수와 관련해서 SM의 '핑크 블러드'가 제대로 유지될 수 있을지가 가장 큰 리스크로 지목된 바 있습니다.
이와 별개로 최근 SM엔터테인먼트는 '카카오 리스크'가 계속되는 상황입니다. 경영리스크로 카카오엔터의 기업공개(IPO) 또한 무기한 연기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2025년까지 SM 역시 해외 매출 비중을 30%까지 올리겠다는 목표 달성이 요원해진 상황입니다. 레드벨벳, 동방신기 등 하반기 컴백과 내년 이 합작 영향이 다소 호재로 작용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하이브가 최근 발표한 '드림아카데미' 프로젝트 참가자 20인. 사진=하이브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