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허지은 기자] 신한라이프가 본사 앞에서 보험금 부지급에 항의하며 1인 시위를 이어오던 소비자에게 시위를 중단하지 않을 경우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엄포를 놨습니다. 과잉대응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암 환자 A씨는 200일 넘도록 서울 신한라이프 본사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보험사가 부당하게 보험금을 주지 않았다며 항의 집회를 이어온 것입니다.
그런데 신한라이프는 지난달 말 소비자 A씨와 면담에서 1인 시위를 중단하라는 취지의 의견을 전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A씨에 따르면 당시 신한라이프 관계자는 "저희(신한라이프)가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을 제기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과 같은 시위를 계속하신다고 하면 이것말고도 추가적으로 법적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설명드리려 한다"고 말했습니다.
신한라이프는 면담을 앞둔 지난달 25일 A씨에게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는 것입니다. A씨는 2020년 유방암으로 부분절제수술을 받은 뒤 방사선 치료를 비롯해 경구용 항암제 복용, 항암 주사제 치료를 하고 있습니다.
의사 소견에 따라 요양병원에 입원해 원발성 암과 전이된 암의 치료를 위해 주사치료와 온열 암치료 등 면역치료도 병행했습니다. A씨가 받은 소견서에 따르면 의사는 "방사선 치료 시행 후 현재 타목시펜 및 졸라덱스 치료 중이며 이는 직접적인 유방암에 대한 치료를 위해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신한라이프는 요양병원에서의 면역 치료를 직접적 치료로 인정할 수 없다며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았습니다. A씨의 항의가 이어지자,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을 청구한 것입니다.
신한라이프 관계자는 "(추가 법적조치는) 아직 발생하지 않은 일"이라며 "금번 민원인의 보험금 청구 건은 해당 입원기간 중에는 항암치료나 전이·재발 등 특별한 증상 악화는 없었고, 면역력 회복을 위한 치료로 확인돼 암 입원 보험금 지급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럼에도 신한라이프의 행태가 지나치다는 의견이 적지 않습니다. 최미수 서울디지털대 교수는 "보험회사는 소비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 사유에 대해 계약자를 설득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보험 계약자가 부지급 사유에 동의할 수 없어 시위에 나서더라도 보험 소비자의 표현의 자유는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A씨는 "필요한 치료를 받아 정당하게 보험금을 청구한 만큼 보험금을 받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같은 처지에 있는 억울한 보험 소비자를 대변하는 것"이라며 "이번 문제제기로 보험 소비자들이 부당하게 보험금 청구를 거절당하는 일이 줄어들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보험금을 받지 못한 암환자들이 9일 서울 신한라이프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는 보험계약자인 암환우를 비롯한 관계자들 18명이 참석했다. (사진=뉴스토마토)
허지은 기자 hj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