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카카오가 'SM 시세조종 의혹'으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음악업계에선 SM엔터테인먼트도 발목을 잡힐까 우려를 내놓고 있는 상황입니다. 당국의 기업공개(IPO) 작업 제동으로 경영활동이 위축되면서 양사의 인수 효과는 당분간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카카오의 엔터 포털 완성과 SM의 글로벌 확장에 대한 꿈이 최소 내년 상반기까지 불투명한 상태를 이어갈 것으로 전문가들은 진단합니다.
카카오는 SM 인수 당시 주가 시세조종 혐의로 현재 금융감독원의 수사를 받는 상황입니다.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카카오 법인과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법인도 기소 의견을 달아 검찰에 넘긴 가운데, SM엔터 전현직 경영진 등도 피의자 신분으로 지목한 상황입니다. 이 가운데 장철혁 현 SM 대표이사와 장재호 CSO(최고전략책임자), 이성수 CAO(최고A&R책임자), 탁영준 COO(최고운영책임자) 등이 언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공정위 측 역시 카카오와 SM 기업결합 심사를 진행 중입니다. 수사를 통해 주가 조작 사안 등 위법 요소가 발견되면 공정위 심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거란 관측이 나옵니다. SM을 콘텐츠 글로벌 확장의 첨병으로 삼겠다는 목표를 내세워왔던 카카오의 향방에 빨간불이 들어올 것이라고 음악업계 또한 예상을 내놓고 있습니다.
지난 9월 데뷔 동시에 미국 진출 계획을 이례적으로 발표한 SM 신인 보이그룹 라이즈. 사진=SM엔터테인먼트
SM 인수는 카카오가 '엔터 포털'을 완성하기 위한 사실상의 마지막 교두보였습니다. 글로벌 팬덤 기반 K팝이 엔터테인먼트 시장 뿐 아니라 IT 플랫폼 업계 중요한 콘텐츠가 되면서, 필수 성장동력이 됐기 때문입니다. 이에 지난 3월 카카오와 카카오엔터는 SM지분을 취득한 후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확장을 내세우고 통합의 효과를 진작시키기 위한 사업에 나섰습니다. 지난 8월 양사가 북미 현지 통합 법인을 출범한 데 이어 SM 소속 아티스트들의 글로벌 음반 발매와 투어 진출 등 가시적 성과에 집중해왔습니다.
7년 만에 선보인 SM 신인 보이그룹 라이즈가 지난 9월 데뷔 동시에 미국 진출 계획을 이례적으로 발표한 것도 카카오-SM의 글로벌 확장 전략 일환입니다. 통합 법인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거점 오피스를 두고 북미 현지 시장의 플랫폼이자 가교 역할을 적극 주도하고 있습니다. 세계적 레코드사인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 산하 RCA레코드와 레이블 계약을 체결한 라이즈는 첫 싱글 ‘겟 어 기타(Get a Guitar)’로 발매 1주일만에 100만장의 판매고를 올렸습니다.
이성수 CAO(최고A&R책임자), 탁영준 COO(최고운영책임자). 사진=SM엔터테인먼트
SM 대표 걸그룹인 에스파와 카카오엔터 산하 스타쉽엔터테인먼트(스타쉽엔터)의 아이브 역시 글로벌 활동에 박차를 가했습니다. 에스파는 워너 레코드와, 아이브는 소니뮤직 산하 콜럼비아 레코드와 각각 파트너십을 맺으면서 현지 음반과 투어에 나섰습니다. SM은 ‘SM 3.0’을 내걸고 높은 IP를 바탕으로 한 ‘멀티 제작센터 & 레이블’ 체제 도입 등의 계획을 내놨습니다. 2022년 대비 30% 증가한 40개 이상 앨범 발매, 1800만 장 이상 판매 실적 기록을 목표로 잡았습니다. 실제로 카카오와 SM 소속 아티스트들의 공연 횟수 또한 연간 270건을 넘길 예정이라, 다음 해 전사 매출의 40% 이상이 엔터 부문에서 나올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양사는 기존의 카카오엔터 아메리카, 에스엠 USA의 통합으로 보다 글로벌 확장성이 높은 사업 전략도 구상중이었습니다. 카카오의 웹툰이나 웹소설 플랫폼, SM의 K팝 글로벌 팬덤 플랫폼 '버블' 시너지 등에 대한 청사진도 일찌감치 제시된 바 있습니다.
그러나 경영리스크로 카카오엔터의 기업공개(IPO) 또한 무기한 연기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2025년까지 해외 매출 비중을 30%까지 올리겠다는 목표 달성이 요원해진 상황입니다. 김작가 대중음악평론가는 "카카오 리스크로 SM의 내부 또한 후유증이 상당한 상황인 것은 맞다"며 "사실상 컨트롤타워가 없는 상태에서 다른 대형기획사에 비해 '무브먼트'가 약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명확한 비전없이 무리한 인수를 펼친 결과가 아닌가 싶다"고 말합니다.
회사의 시스템 상태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진통은 최소 내년 상반기까지 갈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김작가 평론가는 "이성수-탁영준 리더십이 이수만 리더십처럼 강고하지 못한 상황에서 카카오가 과연 조직을 안정화시키고 새로운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인가가 당분간은 꾸준한 문제가 될 것"이라며 "SM과 카카오 산하 레이블들 간 관계 정립, SM IP를 카카오의 플랫폼 채널들에 어떻게 녹여낼지 등을 풀 수 있는 빠른 묘수 또한 보이지 않고 있다"고 봤습니다.
SM엔터테인먼트 사옥. 사진=뉴시스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