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글로벌 플랫폼 공룡 구글에 대한 한국 정부의 제재가 이어지고 있지만 구글은 이를 준수하기보다는 소송으로 맞서는 '마이웨이'식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는 구글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421억원을 부과하는 내용의 의결서 송부와 동시에 시정조치의 집행을 개시했습니다. 공정위는 구글이 모바일 게임사들에 대해 경쟁 앱마켓(원스토어)에 게임 출시를 하지 않도록 강요해 앱마켓 시장의 경쟁을 저해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공정위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구글은 모바일 게임사들이 경쟁 앱마켓에 게임을 출시하지 않을 경우 앱마켓 피처링(1면 등 주요 화면 노출), 해외진출 마케팅 지원 등의 혜택을 제공했습니다. 이에 공정위는 시정 명령을 통해 국내 게임사들과 체결한 계약을 수정하도록 지시하고 국내 앱마켓 사업에서 공정거래 관련 내부 감시체계를 구축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유성욱 공정거래위원회 시장감시국장이 4월1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모바일 게임사들의 원스토어 게임 출시를 못하도록 해 앱마켓 시장의 경쟁을 저해한 구글의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421억원을 부과한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 사안에 대해 공정위의 조사는 지난 2018년 시작됐습니다. 장장 5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끝에 결론을 낸 것이지요. 앞서 2021년 1월 심사보고서가 상정됐지만 구글이 이해관계자들의 영업비밀 등에 대한 열람·복사 소송을 제기하면서 사건 심의가 2년 넘게 지연된 영향이 큽니다. 지난 3월 대법원이 공정위의 손을 들어주면서 구글에 대한 과징금 처분을 확정할 수 있었습니다.
공정위의 이번 처분에도 구글은 법적 수단을 동원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의결서 송달 시점으로부터 30일 내 이의신청을 진행할 수 있고, 60일 내 시정명령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제재 사항에 대한 불복 행정소송 등을 제기할 수 있는데요. 지난 4월 과징금 부과 결정 당시 구글은 "서면 결정 통보를 받으면 향후 대응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며 소송 가능성을 열어둔 바 있습니다.
실제로 구글은 공정위,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등 국내 규제기관과 다수의 행정소송을 진행 중입니다. 공정위와는 2000억원대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안드로이드 OS건'으로도 법적 다툼을 진행 중인데요. 구글이 기기제조사에 안드로이드를 변형한 OS 탑재 기기를 생산하지 못하게 하고, 이와 관련된 개발활동 일체를 금지시킨 행위에 대해 철퇴를 가한 케이스입니다.
개인정보위와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692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건에 대해 행정소송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구글이 행태정보 수집 동의 시 이용자가 허용하는 것을 '기본값'으로 설정해 동의 없이 행태정보를 수집한 뒤 이를 온라인 광고에 활용했다는 겁니다.
이 밖에 '인앱결제 강제 방지법'이라 불리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에 따라 방송통신위원회가 사실조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1년 가까이 결론이 나지 않고 있습니다.
구글의 다양한 갑질에 대해 정부가 나서 철퇴를 휘두르고 있지만 소송을 통한 구글의 '시간끌기' 전략이 반복되면서 관련 업계의 기대감은 그다지 높지 않은 상황입니다. 조사 결과를 내는 데만도 수 년의 시간이 걸렸고, 법적 판단까지 기다린 다음에는 이미 사업 환경은 크게 달라져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개인정보위의 경우, 출범한 지 3년 밖에 되지 않은 신생기관인 탓에 관련 업무 경험도 적고 예산·인력 등 자원도 부족한 실정입니다. 개인정보위 내부에서는 "유수의 로펌들이 붙어있는 구글과 달리 개인정보위는 재능기부에 기대는 수준"이라는 자조섞인 목소리도 나옵니다.
이처럼 구글이 한국의 법과 제도를 가볍게 생각하고 있다는 우려가 높은 가운데, 구글의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가 날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는 점은 산업계의 또 다른 걱정거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모바일인덱스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유튜브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4115만7718명으로 1위 카카오톡(4155만8838명)을 바짝 뒤쫓고 있습니다. 유튜브와 카카오톡의 MAU 차이는 5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데, 모바일인덱스가 집계를 시작한 2020년 5월 이후 최소 수준입니다. 총 사용 시간 기준으로는 유튜브가 15억2920만시간으로 카카오톡(5억1876만시간), 네이버(3억4554시간)를 월등히 앞서고 있습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