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K팝의 글로벌 확장세에 초대형 연출을 두른 해외 투어 역시 세계로 뻗어가고 있습니다.
걸그룹 르세라핌은 지난 12~13일 서울 송파구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단독 콘서트 '플레임 라이즈스(FLAME RISES)'를 선보였습니다. 일본 나고야·도쿄·오사카, 홍콩,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태국 방콕까지 총 7개 도시 13회로 이어지는 월드투어입니다.
지난해 5월 하이브 첫 걸그룹으로 데뷔한지 약 1년 3개월 만의 첫 공연인 만큼, 압도적인 물량을 동원한 무대가 돋보였습니다.
멤버들은 슬라이드 초대형 LED를 가르고 무대에 등장해 '더 월드 이즈 마이 오이스터'(The Wolrd is My Oyster)와 '피어리스'로 공연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자기 확신의 불씨', '연대의 발화', '강인한 불꽃', '타오르는 야망' 등 네 챕터로 나눠 데뷔곡 '피어리스'부터 앙코르곡 '파이어 인 더 벨리(Fire in the belly)' 등의 서사를 풀어냈습니다. '피어리스'와 '임퓨리티스(Impurities)'에선 두려움을 떨치는 이야기를, '이브, 프시케 그리고 푸른 수염의 아내'와 '언포기븐'으로는 금기에 맞서는 당당한 여성상에 관한 가사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지난 12~13일 서울 송파구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단독 콘서트 '플레임 라이즈스(FLAME RISES)'. 사진=빅히트뮤직
특히 초대형 LED는 내부 삼면이 또 다른 화면 공간을 갖춰 입체감을 선사했습니다. '더 그레이트 머메이드(The Great Mermaid)'에서는 멤버들이 인어공주처럼 바위 모양 조형물 위에서 등장하고, '노 셀레셜(No Celetial)' 때 멤버 허윤진은 직접 기타를 메고 연주도 했습니다.
360도 회전 스테이지와 함께 객석 불꽃이 크게 일렁이는 무대 연출 효과들이 돋보였습니다. '안티프래자일(ANTIFRAGILE)', '더 히드라(The Hydra)', '이브, 프시케 그리고 푸른 수염의 아내'(이프푸), '언포기븐(UNFORGIVEN)'으로 연결되는 히트곡 퍼레이드에선 떼창이 터져나왔습니다.
최근 K팝 성장세가 커지면서 공연의 라이브 연출도 점차 발전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녹음된 앨범의 MR 틀어놓고 퍼포먼스를 집중해 선보이던 기존의 K팝 무대와는 차별화된 시도들이 여럿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 롤라팔루자에서 50분 동안 지난 1년의 앨범 무대를 라이브로 꾸민 뉴진스. 사진=어도어
르세라핌 이후 데뷔한 하이브의 산하 레이블 어도어 소속 그룹 뉴진스 역시 최근 롤라팔루자에서 50분 동안 지난 1년의 앨범 무대를 라이브로 꾸몄습니다. 대형 화면에 구름 모양을 띄우며 히트곡 '디토(ditto)'와 '오엠지(OMG)'를 연달아 틀자, 화면 영상을 잡던 현지 카메라가 시카고의 여름 풍경을 360도로 잡는 이색적인 연출이 펼쳐졌습니다. 본 공연 전 미국 카툰 네트워크 '파워퍼프 걸'과 협업한 뮤직비디오를 상영하는가 하면, 현지의 밴드 라이브셋으로 기존 뉴진스의 곡들을 편곡한 부분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록 스타일의 직선적인 선율로 편곡한 '쿠키'가 무대를 달구자 떼창이 시작부터 쏟아졌습니다. '어텐션'은 펑키한 기타 그루브가 멤버들 보컬의 청량함과 어우러져 인상적이었습니다. 미국 현지에서는 공연 자체가 90년대 미국 R&B 걸그룹을 연상시켰다며 호평했습니다.
최근 미국 최대 음악축제 '롤라팔루자 시카고'에서 헤드라이너(간판출연진)으로 무대에 오른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사진=빅히트뮤직
그룹 방탄소년단(BTS) 이후 K팝에서는 음반의 서사를 견고하게 짜고 메시지를 전달하는 경향이 짙어져왔습니다. 최근에는 공연과 팝업스토어 같은 오프라인 공간으로까지 유기적으로 연결시켜내는 분위기입니다. 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가 올해 진행 중인 두 번째 월드투어 'TOMORROW X TOGETHER WORLD TOUR <ACT : SWEET MIRAGE>'(이하 'ACT : SWEET MIRAGE')는 하이브 오리지널 스토리 '별을 쫓는 소년들'(The Star Seekers)과 연계된 스토리라인을 기반으로 공연 이야기를 짜고 있습니다. 대중음악 공연에서는 록 밴드 넬의 첫 시도 이후 아이돌 공연에서 보편화된 조향 등 후각 효과까지 접목시켰습니다.
앞서 하이브는 위버스콘 페스티벌에 독자 개발한 응원봉 제어 시스템도 투입했습니다. 각각의 응원봉이 실시간으로 최대 6만 5000가지 색상의 빛을 발현토록 신호를 보내는 지휘자이자 조명감독의 역할을 하는 겁니다. 당시 초대형 LED 화면을 통상 단독 공연 대비 4~5배 물량에 달하는 8개 설치해 아티스트의 땀방울까지 보이도록 만들어 현장감도 극대화했습니다. K팝과 K댄스뿐 아니라 K스테이지 자체가 세계인을 사로잡는 하나의 현상이 될지 주목됩니다.
위버스 콘서트 페스티벌. 사진=빅히트뮤직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