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페이스북 트윗터
김봄소리 “한국 클래식 위상 높아진 것 체감”
BBC프롬스·LA 할리우드보울 등 세계적 클래식 행사 초청
입력 : 2023-06-23 오전 8:00:00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말이 피부에 와닿을 만큼, 세계가 한국적인 것에 열광하는 요즘을 살고 있어 기쁘고 자랑스럽습니다."
 
세계 무대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34)가 말했습니다. 서면 인터뷰로 만난 그는 "해외음악계도 그렇지만 전반적으로 해외에서 한국이라는 나라 자체와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과 인기가 날로 높아짐을 느낀다"며 "세계 어느 오케스트라를 가더라도 한국인 단원들을 만날 수 있고, 한국인 팬분들도 많이 찾아주시니 낯선 나라와 도시에서도 따뜻한 고국의 정을 느끼며 감사하게 활동하고 있다. 한국의 위상이 높아지고 기대를 많이 해주시는 만큼 부끄럽지 않은 연주를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최근 활동에 대한 소감을 전했습니다.
 
한때 김봄소리의 별명은 ‘콩쿠르 사냥꾼’이었습니다. 10년 전 뮌헨 ARD 콩쿠르를 시작으로 하노버 콩쿠르, 몬트리올 콩쿠르, 차이콥스키 콩쿠르, 비에냐프스키 콩쿠르 등에서 입상하며 세계적인 대회를 종횡무진했습니다. 2021년 피아니스트 조성진, 소프라노 박혜상에 이어 한국인 3번째로 세계 정상급 클래식음반 제작사 도이치그라모폰(DG)과 전속 계약을 맺었습니다. 지난해에는 뉴욕 센트럴파크에서 뉴욕필하모닉과 협연, 5만 명의 관중에게 박수갈채를 받았습니다.
 
올해는 세계 최대 클래식 페스티벌 BBC프롬스, LA 할리우드 보울, 파리 오케스트라 데뷔 무대를 앞두고 있습니다.
 
"한때는 ‘콩쿠르 사냥꾼’이라는 별명이 쑥스러웠어요. 이제는 세계 무대에 서는 날을 꿈꾸며 고군분투하던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별명이라 그 때의 간절하지만 무지했던 열정도 생각이 나고 초심을 떠올리게 돼요. 연주자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콩쿠르에는 많은 단점과 장점이 있지만 단시간 내에 많은 레퍼토리를 소화하는 훈련과 무대경험을 쌓고 싶다면 콩쿠르 도전을 통해 조금이라도 연주자의 삶을 체험해보라고 권하고 싶어요."
 
김봄소리ⓒKyutai Shim, DG. 사진=롯데문화재단
 
김봄소리는 5살 때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공연을 보고 바이올린에 매료됐다고 합니다. "음악이 가진 강렬한 힘에 홀리듯 빠져들어 부모님을 졸라 악기를 선물 받아 기쁨에 들떴던 것도 잠시였어요. 바이올린이 호락호락 쉽게 소리를 내주는 악기가 아니란 것을 금방 알게 됐고, 처음 소리를 내던 순간 내가 원하는 소리가 아닌 기괴한 소리가 줬던 충격이 아직도 기억이 나요."
 
그는 "바이올린은 늘 제 안에 있는 꺼내기 힘든, 내 자신도 모르는 나의 내면, 그리고 상상을 세상에 내놓을 수 있게 해 준 존재"라며 "솔직한 내 자신과 마주할 수 있게 해주는 존재"라고 정의했습니다. 또 "바이올린을 하지 않았다면 또 다른 방식으로 내 자신을 알아가고,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을 찾지 않았을까 싶어요. 저에게 소통과 공감은 삶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가치이기 때문"이라고도 설명했습니다.
 
현재 독일 베를린에서 거주하며 바쁜 활동 중 꾸준히 '음악일기'를 쓰고 있습니다. "내 자신을 들여다보고 알아가는 데 시간을 매일 조금씩 할애한다는 생각으로 노트를 쓰는 데 기록들을 남기다 보면 나의 생각과 감정이, 그리고 세상과 음악을 이해하는 관점이 어떻게 얼마나 변화해왔는지를 보는 게 흥미로워요."
 
어린시절 바이올린 외에도 피아노·플룻·발레·바둑 등을 배웠습니다. 특히 초등학생부터 시작한 바둑은 “두는 기사의 기풍과, 성격, 그리고 가치관을 엿볼 수 있다"며 "음악 역시 자기 자신을 음악 안에서 절대로 숨기거나 위장할 수 없다. 바둑과 음악, 둘 다 진정한 자신을 마주할 수 있는 가장 솔직하고 확실한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김봄소리는 할아버지가 지어준 자신의 이름과 같이 "봄의 소리와 비슷한 소리를 낼 수 있다면 참 기쁠 것 같다"고 했습니다. "봄의 소리는 가장 고통스러운 겨울 추위를 이겨내고 피어나는 당당하면서도 힘찬, 그리고 희망에 가득 찬 소리라고 생각해요. 관객들이 제 음악을 듣고 가슴 벅찬 기분을 느낄 수 있다면, 그리고 그 순간이 인생의 기억할 만한 순간으로 남게 된다면 더 바랄 게 없을 것 같아요."
 
김봄소리ⓒKyutai Shim, DG. 사진=롯데문화재단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권익도 기자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