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지난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신규 지정된 중흥그룹이 자산을 늘리며 재계 20위에 안착했지만 계열사 간 자금 지원 등 내부거래는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도급순위 6위인 대우건설을 품에 안으며 대형 건설사 그룹으로 올라섰지만, 계열사 간 잇단 자금 수혈을 꾀하며 재무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나옵니다.
(사진=중흥건설)
26일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등에 따르면 올해 공시대상기업집단에 포함된 중흥건설(기업집단명)의 자산총액은 23조3210억원으로 전년동기(20조292억원)에 견줘 14.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중흥건설은 작년 초 자산총액 9조8470억원 규모의 대우건설 인수·합병(M&A)을 완료하며 1989년 설립 이후 34여년 만에 자산총액 10조 이상 대기업집단에 편입됐습니다. 덩치도 커진 상황입니다. 중흥건설그룹 전체 매출액은 13조975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9.92% 증가했으며 당기순이익은 1조3460억원으로 54.5% 뛰었기 때문입니다. 자산총액 기준 재계순위는 2021년 47위에서 27계단 오른 후 2년 연속 20위를 지켰습니다.
대기업집단 지정 이후 이달까지 상호출자를 해소해야 할 중흥그룹은 연초 그룹 내 재무통으로 꼽히는 이상만 부사장을 사장으로 전진배치하며 지배구조 개편을 꾀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러나 커진 규모에 비해 불안 요인은 산적한 상황입니다. 원자재가격 상승과 고금리로 건설경기가 악화한 상황에서 미분양·미입주 등에 따른 줄도산 공포까지 확산하면서 유동성 위기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대우건설 안고 재계 20위 안착…순익 확대 속 차입금 부담
실제 작년 감사보고서를 살펴보면 중흥건설의 장·단기차입금은 2663억원으로 전년 동기(743억원)에 견줘 258.3% 증가했으며 2025년까지 상환해야 할 차입금도 2120억원으로 나왔습니다. 중흥그룹 지주사 전환의 중심축이 될 중흥토건의 경우 장·단기차입금이 2조238억원에 달합니다. 이는 1년 전과 비교해 347% 급증한 수준입니다.
올해 들어 중흥토건이 계열사로부터 차입한 자금 (표=뉴스토마토)
부채비율은 51.2%에서 103.9%로 2배가량 올랐으며 총차입금의존도(별도기준)는 21%에서 46%로 뛰었습니다. 이와 함께 중흥토건은 올해 들어서만 중봉산업개발, 중흥건설산업, 순천에코밸리, 나주관광개발 등 특수관계인으로부터 11차례에 걸쳐 자금을 차입했습니다. 자금차입 목적은 운영자금으로, 차입금은 총 2270억원입니다.
계열사 간 자금 지원이 불법은 아니지만 대기업집단 지정으로 총수일가에 대한 사익편취가 금지되고 대규모 내부거래 공시 의무가 발생하는 등 투명한 기업지배구조 확립에 대한 필요성이 커진 상황에서 특수관계인으로부터 잇단 자금차입은 재무안정성에 위협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중흥토건은 정창선 회장의 아들인 정원주 부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시평 18위 건설사로, 부채비율과 차입금에 대한 의존도 모두 높아졌다는 점에서 부동산 침체로 분양 등 사업성과가 좋지 못할 경우 그룹 전체를 흔들 뇌관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건설업종의 경우 회사채를 통한 자금조달 성과가 좋지 않다보니 계열사 통해 자금 차입을 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당좌대출이자(연 4.6%)를 적용하면 상대적으로 저리로 차입이 가능하지만, 미분양 등으로 수익이 지속적으로 저하할 경우엔 그룹 재무건전성에 부담요인이 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