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왕' 전세사기 여파로 빌라 기피 현상이 심화하고 있습니다. 임차인들이 전세 보증금을 떼일까 우려해 전세를 꺼리는 데다 빌라 매수심리까지 꺾여 거래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올해 1분기 서울 빌라(다세대·연립) 전월세 거래량은 2만7617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이 가운데 전세거래량은 전체 거래의 54.0%인 1만4903건을 기록해 최저입니다.
집값 하락에 따른 깡통전세 문제에 전세사기까지 불거지면서 세입자들이 전세보다는 월세로 눈길을 돌렸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특히 지난 2011년 72.5%까지 올라갔던 빌라 전세거래량은 이후 연평균 60%대를 유지했지만 올해 1분기 처음으로 54.0%까지 내려간 겁니다.
서울 25개 자치구별로 보면 빌라 전세비중이 가장 낮은 곳은 노원구였습니다. 올 1분기 노원구 빌라 전월세 거래량은 424건으로 이 가운데 전세거래는 42.2%(179건)에 불과했습니다.
뒤이어 종로구(42.6%), 강남구(43.0%), 송파구(44.8%), 서대문구(46.0%), 관악구(46.4%), 중구(47.0%), 서초구 (49.9%) 등 8개구도 전세비중이 50%를 넘기지 못했습니다.
반면 준월세와 준전세 비중은 상승하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올해 1분기 서울 빌라 준월세, 준전세 거래량은 각각 8417건, 3223건으로 전체 전월세 계약의 30.5%, 11.7%에 달했습니다. 특히 준전세 비중은 관련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빌라 매매시장도 상황이 안 좋긴 마찬가지입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전국 빌라 거래량은 5703건으로 전체 거래량(4만1191건)의 13.8%에 그쳤습니다.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월별 기준으로도 가장 작은 비중입니다.
매수심리도 여전히 바닥 수준입니다. 지난달 전국 빌라 매매수급지수는 82.3으로 여전히 기준선인 100을 밑돌았습니다. 매매수급지수는 100 이하로 내려가면 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더 많다는 의미다. 전국 빌라 매매수급지수는 지난 2021년 11월 100.3을 기록한 이후 현재까지 두 자릿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