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서울시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 발표 다음날, 목동의 한 부동산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시장 분위기를 물어보니 수화기 너머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한숨이 먼저였습니다.
전화를 받은 공인중개사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풀릴 것이라고 막연하게 기대를 했었다"며 "규제가 연장되니 막막하다"는 심정을 털어놨습니다.
거래 직전까지 갔다가 무산된 적도 있습니다. 한 매수자가 해외근무 중인 아들의 집을 미리 구입하길 희망했지만, 구청의 허가 여부가 불분명해 결국 매입을 포기했다는 얘기입니다.
아들은 7~8개월 뒤에 한국에 들어올 예정인데요. 3개월 이내로 실입주를 해야 허가에 문제가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는 것입니다.
서울 시내 부동산에 걸린 아파트 매매 안내문. (사진=뉴시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일정 규모 이상의 주택·상가·토지 등을 거래하려면 관할 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실입주 요건 때문에 전세를 놓을 수도 없죠. 따라서 갭투자가 불가능합니다.
이렇다 보니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곳에서 거래는 쉽지 않습니다. 해당 지역 공인중개사들이 곡소리를 내는 이유입니다.
지난 5일 서울시는 제5차 도시계획위원회를 열고 △강남구 압구정동 아파트지구 △양천구 목동 택지개발지구 △영등포구 여의도동 아파트지구 △성동구 성수 전략정비구역(1∼4구역) 등 4곳(4.58㎢)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재지정했습니다. 내년 4월 26일까지로 연장됐죠.
목동에 이어 분위기를 살피기 위해 방문한 여의도 부동산에서도 모두 "힘들다"는 말로 운을 뗐습니다. 목동과 마찬가지로 거래가 거의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이같은 상황은 다른 지역에서도 반복될 것으로 보입니다. 오는 6월 22일 지정 기한이 완료되는 강남구 청담·삼성·대치동, 송파구 잠실동 총 4곳(14.4㎢)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불과 2달 전까지만 해도 규제 완화 기대감에 부풀었던 곳들은 찬물을 끼얹은 분위기입니다. 언제쯤 주택시장에서 거래가 왕성하게 이뤄질지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