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가장 중요한 것은 기업의 소비자와 시민과의 관계다."
김병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은 20일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의 미래발전위원장 겸 회장 직무대행으로 내정된 각오에 대해 이같이 밝혔습니다. 김 회장은 "정부와의 관계(회복)는 두번째이고 시민, 국민, 소비자와의 관계를 회복하고 인식을 서로 상호교환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는데요.
'구원투수' 김병준…전경련 위상정립 과제
전경련은 오는 23일 김 회장을 직무대행으로 선임하는 안건을 정기총회에 상정할 예정입니다. 김 회장의 역할은 '구원투수'입니다. 전경련 역시 "김병준 내정자는 풍부한 경험과 학식뿐 아니라 전경련이 지향하는 자유시장경제에 대한 신념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전경련을 과도기적으로 맡아 혁신을 이끌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내정 취지를 밝혔습니다. 김 회장은 직무대행으로 공식 임명되며 6개월간 전경련의 운영 방안을 마련하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김병준 사랑의열매 회장.(사진=연합뉴스)
다만 김 회장 앞에 놓인 과제는 만만치 않습니다. 존립까지 위태해진 전경련의 '과도기적 체제' 하의 안정을 꾀하고, 윤석열정부와 재계의 가교 역할까지 맡아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안게 됐습니다. 앞서 김 회장은 2018년 당시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활동하면사 10%대 당 지지지율을 30%대로 올리는 등의 성과를 낸 바 있습니다.
당장 시급한 과제는 유명무실해진 전경련의 위상을 재정립하는 것입니다. 경제단체 맏형격으로 꼽혔던 전경련은 박근혜정부 당시인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서 대기업들의 수백억원 후원 모금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해체 여론이 형성된 바 있습니다. 당시 삼성·SK·현대차·LG 등 국내 4대 그룹이 줄줄이 탈퇴하면서 위상이 크게 추락했는데요.
지난 2011년부터 회장을 맡아온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이 이번에 연임을 거부하면서 차기 회장을 누가 맡을지 관심을 모으던 차였습니다. 결국 마땅한 적임자를 낙점하지 못한 상황하면서 비상체제를 운영할 사람으로 김 회장을 택한 겁니다.
4대그룹 재가입 유인이 제1 숙원사업… 정부와의 관계 설정도 숙제
무엇보다 삼성·SK·현대차·LG 등 국내 4대 그룹의 재가입을 유인하는 것은 가장 큰 과제입니다. 업계에선 4대 그룹 탈퇴로 전경련 회비 수입이 약 70%정도 감소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재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전경련 위상이 정립된다면 현재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우리나라 국부 창출의 3분의2 이상을 담당하는 4대 그룹들이 국가를 위한 공동의 노력을 해야 한다는 컨센서스(동의)가 모아지지 않겠냐"면서 "임시체제 경험이 많은 김 회장이 정부가 상생하는 구조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습니다.
현 정부와의 관계를 재설정하되 재계를 대변해야 하는 점도 숙제로 남았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검사 시절 국정농단 수사를 지휘하면서 전경련과는 불편한 관계로 전해졌습니다. 공교롭게 윤석열정부 출범 후 전경련은 대통령-경제단체장 만찬, 아랍에미리트 순방(UAE) 등 행사에서 번번이 패싱당하는 수모를 겪었는데요.
여권 한 고위 인사는 "김 회장은 윤 대통령이 국정운영에서 굉장히 중요한 멘토로 보고 있는 사람"이라며 "전경련을 리셋해야 하는 김 회장이 직무대행을 맡는 것은 재계와의 관계를 좀 더 돈독하겠다는 의지"라고 풀이했습니다.
재계와 정치권 안팎에선 김 회장의 직무대행 체제로 전경련과 정권과의 우호적 관계가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김 회장은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데 이어 대통령직인수위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바 있습니다. 다만 국정농단 연루 사건으로 곤욕을 치른 전경련이 윤 대통령의 측근인 김 회장에게 직무대행을 맡기면서 친정부 인사를 앞세웠다는 비판 의견도 적지 않습니다. 김병준 체제 이후 회장이 누가 될지도 관심을 모으는데요. 업계에선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 류진 풍산그룹 회장 등이 자의와 무관하게 거론됩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