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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 즉시연금 소송, '산출내역서' 약관인정 여부 쟁점
보험사 '설명의무' 정당성도 따질듯
입력 : 2023-01-09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허지은 기자] 교보생명의 즉시연금 소송이 결국 대법원으로 넘어간다. '산출방법서'를 보험약관과 같은 효력을 인정할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다. 보험사의 설명의무 위반에 대해서도 치열한 공방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즉시연금 소송은 가입자들이 연금액에서 만기환급금 준비를 위한 일정 금액을 제외하고 연금이 지급된다는 사실을 몰랐고 약관에 없기 때문에 이를 돌려달라고 요구하면서 시작됐다.
 
산출방법서는 보험금 지급액의 계산 방법에 대한 서류다. 즉시연금의 경우 보험료를 한번에 내고 그 다음달부터 연금을 수령하는 상품이기 때문에, 즉시연금의 산출방법서는 매월 지급되는 연금액(연금월액)을 계산하는 방법이 담겨있다.
 
일반적으로 금융소비자가 보험에 가입할 때 받는 서류는 세 가지다. 가장 중요한 것은 보험계약의 근간이 되는 보험약관이다. 보험계약의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에, 계약으로서 효력을 인정받으려면 보험약관에 명시돼야 한다.
 
또한 가입설명서와 보험계약 청약서가 함께 지급된다. 산출방법서는 가입자에게 교부되는 서류가 아닌, 보험사가 보험금(연금월액)을 지급하는 방식을 정하고 상품 출시를 위해 보험개발원에 제출하는 데 쓰이는 내부 자료다.
 
하지만 교보생명 즉시연금 소송의 2심 재판부는 보험사 내부자료인 산출방법서를 약관과 같이 효력을 갖는다고 인정했다. 그리고 본 약관에서는 사업비 공제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이 없었지만, 산출방법서를 통해서는 공제 사실이 유추된다고 봤다.
 
생명보험사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배홍 금융소비자연맹 보험국장은 이같은 2심 판결에 문제를 제기한다. 배 국장은 "일반적으로 보험에 가입할 때 보험설계사가 고객에게 가입설명서를 주면서 보험 내용을 설명하고, 그 다음에 청약서에 사인하고, 약관을 주는 과정으로 절차가 종료되는데 가입 과정에서 산출내역서는 등장하지 않는다"며 "보험 가입 과정에서 주고받는 서류도 아닌 산출방법서를 약관에 편입된다고 보는 것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가입자측은 대법원에서 산출내역서의 보험 약관 편입 여부에 대해 집중적으로 파고들 예정이다. 취재에 따르면 가입자측은 2심 재판에서 산출내역서에 대한 내용보다 설명의무에 초점이 맞춰진 것에 문제가 있었다고 보고 있다.
 
2심 재판부는 즉시연금 가입자들이 공제 사실에 대해 보험 판매인으로부터 설명을 들었는지를 중요하게 살폈다. 또한 설명이 이뤄졌다고 보고, 보험사의 설명의무 위반 사실이 없다고 판결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설명의무 위반에 대해 이야기하더라도, 그 전제는 산출내역서의 약관 편입 여부가 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는 설명의무 대상이 되려면 애초에 그 내용이 약관에 명시돼야 하기 때문이다. 보험계약의 효력이 발휘되려면 먼저 약관에 기록돼야 하고, 설명의무는 약관 상 중요한 사실을 가입자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보험판매인이 설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약관에 있는 내용을 보험판매인이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을 때는 설명의무를 위반했다고 본다.
 
그러나 즉시연금 소송의 2심 재판부의 판결은 자칫 보험 약관에 없더라도 보험판매인이 설명을 했으면 보험 계약의 내용으로 성립될 수 있다는 해석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점에서 반박의 여지를 남겨뒀다. 배 국장은 "약관에 없어 설명의무 대상이 아닌 사안에 대해 설명의무 위반을 검토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KB생명의 즉시연금 산출방법서(좌)와 삼성생명 즉시연금 산출방법서(우). (사진 = 뉴스토마토DB)
 
허지은 기자 hje@etomato.com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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