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윤건영(왼쪽) 위원장 직무대리가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여야가 내년도 예산안에 이어 올해 연말 일몰 법안마저 데드라인까지 끌고 가며 지루한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현 진행 상황이라면 애초 합의했던 28일 몰일 법안 본회의 처리는 요원해 보인다.
여야는 27일 일몰 법안인 근로기준법,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 국민건강보험법·국민건강증진법, 한국전력공사법, 가스공사법 의견 조율에 나섰지만 접점을 찾는 데 실패했다. 앞서 여야는 지난 22일 국민건강보험법·국민건강증진법,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 근로기준법, 한국전력공사법, 가스공사법 등 올해 12월 말로 일몰되는 법률 처리를 위해 28일 본회의를 개최하기로 합의했지만, 이 합의가 무용지몰이 될 공산이 커지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가 최후의 협상을 벌일 가능성도 제기되나 당장 의견 차가 커 일괄 타결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당장 여야는 서로를 탓하며 책임 공방을 벌였다. 주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 이후 기자들을 만나 "일몰법안 관련해 접점을 찾기 어려워 28일 본회의에서 일몰법안 (처리가) 거의 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추가 합의나 협상 없을 걸로 보인다. 한국전력공사법과 가스공사법 등 쟁점 없는 법안들만 통과될 것"이라고 했다.
반면 박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윤석열정부와 국민의힘은 여야가 시한을 정해 처리키로 합의한 일몰법마저 발목잡기에 나섰다. 어제 국민의힘은 '안전운임제 일몰 연장은 의미 없다'며 또다시 합의에 찬물을 끼얹었다"며 "여야 합의에 입각해 국민의힘이 안전운임제를 비롯한 일몰법 처리 '일괄타결'에 나서줄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우원식(오른쪽에서 네 번째) 민주당 의원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화물연대 안전운임제 관련 을지로위원회-국토교통위원회 공동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쟁점인 30인 미만 사업장의 8시간 추가 근로 허용 조항을 연장하는 내용의 근로기준법을 논의하려던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이날 여야의 대립 속에 취소됐다. 현재 근로기준법의 경우 정부여당은 2년 연장을 주장하고 있으나 야당은 과로사 위험 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전날 환노위 고용노동법안심사소위는 근로기준법 개정안과 파업 노동자에 대한 사측의 무분별한 손해배상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의 '노란봉투법'을 함께 상정했다. 하지만 여당은 야당이 협의 없이 노란봉투법을 상정했다며 반발했고, 야당은 필요한 법안만 다루겠다는 것이냐며 맞받았다. 결국 여야는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국민의힘 퇴장으로 파행됐다. 현재 여당은 노란봉투법에 반대하고, 야당은 법안 통과를 원하고 있다.
화물차 안전운임제의 3년 연장 내용이 담긴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 관련해서도 여야는 평행선을 이어갔다. 안전운임제는 화물차주에게 적정 수준의 임금을 보장하는 제도로서 2020년부터 '수출입 컨테이너와 시멘트' 2개 품목에 '3년 시한'의 일몰제로 도입됐다. 민주당은 3년 연장을 주장하고 있는 반면, 국민의힘은 화물연대 파업으로 인해 원점에서 논의를 다시 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주호영(오른쪽)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내년 예산안·세법 일괄 합의 발표 기자회견에서 합의문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건강보험료 예상 수입액의 20%를 부담하는 건강보험 재정 국고 지원제를 골자로 한 국민건강보험법 및 국민건강증진법의 경우 정부여당은 5년 연장을, 민주당을 일몰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이날까지도 여전히 합의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한국전력의 회사채(한전채) 발행 한도를 기존 2배에서 5배로 올려주는 내용의 한국전력공사법과 한국가스공사의 사채 발행 한도를 기존 4배에서 5배로 확대하는 가스공사법은 여야가 상임위에서 합의처리한 만큼 본회의 통과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몰법안 처리가 일괄 타결 방식으로 이뤄질 경우 시간이 더 소요될 가능성도 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