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두영 신세계건설 건설부문 대표이사 내정자.(사진=신세계)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신상필벌 원칙을 철저히 적용하고, 핵심 경쟁력 강화와 미래 준비, 인재 육성에 초점을 맞춰 엄격한 성과주의, 능력주의 인사를 실시했다.”
신세계그룹이 2023년 임원 인사를 단행하며 내놓은 평가다. 대내외 변동성이 높은 만큼 새로운 변화와 혁신을 통해 조직 쇄신을 꾀하는 한편 펀더멘털과 전문성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다.
신세계건설의 키를 새롭게 쥐게 된 정두영 신임 대표이사 역시 현장 전문가로 중용됐다. 지난 6년간 대표이사를 맡았던 윤명규 전 사장의 경우 이마트위드미 대표를 역임한 유통업계 출신이었던 반면 정 내정자는 신세계건설에만 몸을 담았다.
정 내정자는 1988년 건국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한 이후 2011년 신세계건설 T프로젝트와 영업과 공사담당을 거쳐 2016년 공사총괄 자리에 올랐으며, 2017년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이후 영업본부장 및 부사장을 역임해왔다. 신세계건설이 1991년 3월 설립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 우물을 판 것이다.
신세계그룹이 전문성을 내세워 정 부사장을 신임 대표로 발탁한 만큼, 그에게는 현장 경험을 중심으로 재도약을 꾀해야 하는 중책이 주어졌다. 신세계건설의 경우 덩치는 커졌지만 영업이익은 급감하는 등 내실이 부진한 까닭이다. 올해 3분기 별도기준 신세계건설의 매출액은 3455억원으로 작년(2867억원)보다 20.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66억원, 37억원으로 40.3%, 38.5% 감소했다.
누적 기준 영업이익은 137억원으로 1년 전보다 61.9% 쪼그라 들었고, 순이익은 248억원에서 119억원으로 반토막났다. 같은 기간 수익성과 영업효율성 지표인 영업이익률은 3.97%에서 1.37%로 줄었다. 올해 3분기 신세계와 신세계인터내셔널, 신세계디에프 등 그룹 전반적으로 호실적을 기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신세계 그룹 내 아픈 손가락으로 전락한 셈이다.
시공능력평가 순위 역시 과거 20위대를 유지했지만 2020년 38위로 내려간 이후 올해 34위를 차지하고 있다.
문제는 금리인상과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주택 경기 회복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신세계건설의 경우 지난 2018년 런칭한 주택 브랜드 '빌리브(VILLIV)'를 기반으로 주택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거래절벽에 부딪히며 미분양 부담이 높아졌다.
실제 올해 3분기 신세계건설부문의 미청구공사액은 560억원으로 전년(213억원)에 비해 2배 넘게 늘었다. 부산 오리시아 리조트와 대구 본동3 주상복합(빌리브 라디체), 화성JW물류센터 등에서 미청구공사가 발생한 결과다.
(표=뉴스토마토)
미청구공사액은 수주 직후 발생한 계약원가에 대해 발주자로부터 받을 예정인 계약자산으로, 통상 건설사가 추정한 공사진행률과 발주처가 인정한 진행률의 차이에서 발생하는데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발주처와 이견이 장기화될 경우 일부를 확정손실인 대손충당금으로 반영하는 등 손해를 떠안아야한다. 공사대금을 회수하지 못할 경우 손실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 신세계 건설이 올해 분양에 나선 대구 ‘빌리브 라디체’, ‘빌리브 헤리티지’, ‘빌리브 루센트’ 등에서 미분양이 발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적 저하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주택 사업 부문 포트폴리오에 대한 현장 전문가인 정 신임 대표의 새로운 전략이 필요한 대목이다.
현재 신세계 건설 매출 비중은 건설부문이 95%, 레저부문이 5% 수준으로 건설에 치우쳐진 상태로 사업다각화를 꾀해야 하는 과제가 주어졌기 때문이다. 물론 신세계 백화점이나 이마트, 스타필드 등 대형판매시설이나 물류시설이 매출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지만,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만들기 위해선 자체 수주경쟁력을 제고하고 신성장동력을 발굴하는 등 활로를 찾을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밖에 레고랜드발 자산 유동화기업어음(ABCP) 채무불이행 사태로 건설업계 전반적으로 자금조달이 어려워진 만큼 재무건전성도 강화해야 한다.
올해 3분기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567억원으로 작년 말(707억원) 대비 19.85% 감소한 반면 부채비율은 255.9%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또한 내년 3분기 중으로 만기가 돌아오는 매입채무·미지급금과 리스부채, 차입 관련 비파생금융부채는 4160억9772만원으로 3분기 매출액을 뛰어넘는 상황이다.
신용평가 업계 한 관계자는 "계열 수주물량 위주의 사업구조를 갖추고 있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면서도 "화성 국제테마파크 사업을 비롯한 계열공사 수주물량과 지방 현장의 비중이 높은 민간 주택사업의 전개 양상, 분양 성과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라고 평가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