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로 계란 가격이 오른 상황에서 고병원성 AI 불안 심리까지 더해져 2년 전 계란 대란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3일 서울 시내 마트에 계란이 진열돼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 이번에는 '계란'이다. 계란한판 가격이 심리적 마지노선인 7000원까지 육박하며 불안심리가 높아지고 있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예년보다 빠르게 번지면서 확산을 우려하는 수급 불안심리 등이 커지면서 계란값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24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지난 23일 전남 나주시 소재 육용오리 농장(7만9800마리 사육)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확진(H5N1형)됐다. 지난달 17일 첫 발생이후 총 19건의 가금농장에서 AI가 발생한 것이다.
이에 AI 확산을 우려하는 수급 불안심리 등으로 인해 산란계 농가의 희망 수취가격 인상, 유통업체의 재고 확보 수요가 증가하면서 계란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달걀 30개(특란) 가격은 6593원으로 전년대비 10.1% 상승했다. 평년 대비로는 17.3% 높은 상황이다.
지역별로는 제주지역이 7129원으로 7000원을 넘어섰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7000원에 육박하는 곳도 나오고 있다. 정부는 계란 가격이 급격히 오르는 것을 막기 위해 선제적인 대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특별사료구매자금과 살처분 농가에 대한 재입식 자금 등을 지원해 국내 생산기반을 확충하고, 유통업체의 계란 사재기를 집중 단속하는 식이다. 또 고병원성 AI 악화로 산란계 살처분이 증가하면 항공료 지원 등을 통해 산란계 병아리와 종란을 신속히 수입해 농가에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계란 공급 부족이 심각해질 경우 신선란을 직접 수입해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최근 고병원성 AI 불안심리가 작동해서 11월 들어 계란 가격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추세"라며 "상황이 악화돼 계란 한 판에 7000원 정도가 되면 소비자들이 부담스러워 하는 가격이라고 인지하고 정부가 조치에 나서는 하나의 기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통업계에서도 계란가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 시기가 AI 발생뿐 아니라 사재기 등으로 가격이 오르는 경향이 있는데 최근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고 말했다. 현재 대형마트의 계란한판 가격은 6900원대~7900원대로 형성돼있다. 지난주 이마트가 진행한 쓱세일에서는 계란 2판에 9980원씩 판매하자 전량이 완판된 바 있다.
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