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 시리즈와 방어·배당형 등, 시장이 깨진다는 가정 하에 지난해 다른 운용사들과 다른 방향으로 상장지수펀드(ETF)를 출시했다. 내년부터는 또 테마형 ETF들을 낼 에정이다."
김종협 키움투자자산운용 멀티에셋운용본부장은 올해 하락장에서도 키움운용이 순자산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긴 시간에 거쳐 다양한 라인업을 갖춰놓은 것이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꼽았다. 지난 2년간 성장주 중심의 증시 급등에 운용사들도 전기차나 메타버스 등 주식 테마형 ETF를 앞다퉈 상장시켰으나, 김 본부장은 조급해하지 않고 하락장에도 탄탄할 ETF를 준비했다. 키움운용은 주식은 물론 채권, 리츠 등 다양한 기초자산을 바탕으로 ETF을 운용하고 있다.
김종협 키움투자자산운용 멀티에셋운용본부장. 사진=우연수 기자
김 본부장은 서울 여의도 소재의 키움운용 본사에서 <뉴스토마토>와 만나 "스무살이면 사람으로 치면 고작 대학에 갈 나이, 앞으로 더 투자자들에게 다가가고 경쟁에 뛰어들 수 있는 기반을 작년과 올해 마련했다"고 ETF 출시 20주년 소회를 밝혔다. 키움은 지난 2002년 삼성자산운용과 선두에 서 코스피200 대표지수를 활용한 ETF를 최초 출시했다.
그간 출시된 ETF들 중 김 본부장은 '코세프(KOSEF) 국고채10년 ETF'와 주식형에서는 'KOSEF 미국방어배당성장나스닥 ETF'에 특히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좋은 ETF는 시간이 지나면서 장기적으로 진가를 발휘하는데, 그 예시가 키움의 국고채10년 ETF"라며 "10년도 더 전에 상장한 이 상품이 올해 개인들의 채권 투자 관심 속에 주목받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간 기관이 아닌 개인들은 채권 투자에 관심이 없었지만 올해 들어서는 하루에 700억원 넘게 거래가 이뤄지는 등 개인들이 활발하게 매매하고 있다"며 "대중적인 ETF가 우리한테서도 하나 나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KOSEF 국고채10년 ETF의 순자산은 지난달 말 기준 4100억원으로, 국고채 추종 ETF 중 순자산이 가장 크다.
작년 출시한 '미국방어배당성장나스닥'에 대해서는 "1년 반 전에 나온 상품인데 시장이 깨진다는 가정 하에 출시했다"며 "리츠 시리즈도 그렇고 다들 시장이 좋을 때 나오는 상품은 아니지만 방향을 다른 운용사들과 다르게 잡았고, 올해 기관들이 먼저 찾아와 상품에 대해 문의하는 등 관심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키움은 국내 최초 타깃데이트펀드(TDF·생애주기펀드) ETF 출시 회사에도 이름을 올렸다. TDF란 투자자의 은퇴시점을 목표 시점으로 해 생애주기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알아서 조정해주는 자산배분 펀드다. 김 본부장은 올해 출시한 TDF ETF 시리즈에 대해 그는 "아직 투자자들 중엔 왜 자산배분을 해야 하는지, 왜 연 5~6% 수익률에 만족해야 하는지 이해하기 어려운 분들도 있어 TDF 시장이 넘어야 할 큰 벽이 있다"며 "그 벽을 넘어서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생각하지만, 나중에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때 고객들이 우리를 믿고 선택할 수 있도록 레코드를 쌓아야 하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상품을 출시했다"고 했다.
2005년부터 금융투자업계에 몸담은 그로부터 '하락장 방어 전략' 조언도 들어봤다. 김 본부장은 하락장 대비 전략으로 달러 투자와 환노출형 투자를 중요하게 꼽았다. 주식 시세와 반대로 움직이는 단 하나의 자산이 달러라는 것이다. 실제로 주식과 채권 가격이 모두 떨어지는 이례적인 이번 하락장에서도 원달러 환율은 1400원을 돌파했다. 키움은 운용사들 중 가장 많은 달러 ETF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또 그는 "키움의 '히어로즈 TDF ETF들은 환헤지를 하지 않는다"며 "주식이 빠질 땐 환율에서 벌어주고, 주식이 오를 땐 환율에서 좀 빠지고 조절이 돼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환헤지를 하면 ETF 수익률이 환율 변동이 반영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자산 수익률 외 기타 요인을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는 이점이 있으며, 환노출형은 환율을 반영해 주식 펀드에서 헤지 역할을 해줄 수 있다.
반면 포트폴리오 그 자체는 크게 중요하진 않다고 이야기했다. '사계절 모두 이기는 포트폴리오'란 존재하지 않으며, 포트폴리오보다 중요한 건 '내 돈의 성격'이란 것이다. 그는 "내년에 쓸 돈인지, 10년 뒤 쓸 돈인지, 혹은 쓰지 않을 돈인지 자금 성격을 파악하고 투자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짚었다. 또 "30년 갈 돈이면 주식에 올인해봐도 좋다고 했다"며 "30년 중 오늘보다 주식이 싼 날이 얼마나 되겠나"고 했다. 다만 2년 뒤 전세자금을 내야 하는 돈이면 주식은 안된다고 당부했다.
자산별 목표수익률 눈높이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도 조언했다. 김 본부장은 "연 10~20% 수익률은 쉽지 않다"며 "그걸 달성하려다 잦은 매매의 덫에 걸리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코스피 수익률이 연 몇 %인지, 배당이 몇 %인지를 쭉 살펴본다면 이성적인 수익률을 찾을 수 있다"며 "거기에 레버리지와 곱버스 등을 플러스 알파 전략으로 잘 활용해야 한다"고 했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