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은화 기자] 케이프투자증권이 법인영업과 리서치센터 운영을 사실상 중단키로 결정한 가운데 사실상 6년 전 LIG투자증권에서 사명을 바꿔 달 당시부터 지속적인 적체를 겪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케이프투자증권은 전날 회사 법인본부와 리서치본부 조직을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증권사 내에 매출을 일으키는 법인영업과 비용이 들어가는 리서치센터는 상생 관계로 유지가 되는데, 법인영업이 LIG그룹에서 매각된 이후부터 실적이 크게 악화된 게 불쏘시개가 됐다는 분석이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케이프투자증권이 과거 LIG그룹에 속해 있을 때는 LIG계열사들로부터 법인 물량을 받았을 것"이라며 "케이프로 바뀌면서는 그 물량도 받지 못하게 되서 영업이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6년 6월 당시 LIG투자증권은 케이프그룹에 인수되면서 2008년 6월17일 설립 이후 약 8년간 사용해 온 'LIG'이름을 떼고 간판을 바꿔 달았다.
LIG그룹이 범LG가에 속해 있던 만큼 당시 증권사 법인영업 입장에서는 법인 물량을 넘겨 받아 수익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구조를 갖고 있었다. 때문에 LG관계사로부터 들어오는 매매 수수료가 쏠쏠했다. 하지만 선박 회사인 케이프에 인수되면서는 해당 법인 물량을 받기 어려워졌다.
게다가 임태순 대표이사가 취임하면서 투자은행I(B) 사업에 무게를 실으면서 케이프투자증권의 법인영업 수익은 점점 쪼그라들었다. 임 대표는 취임 후 조직개편을 단행해 프라이빗에쿼티(PE)사업본부와 상품운용본부를 신설하고 기존 IB사업부문 산하 조직을 2개에서 3개로 확대했다.
2016년 케이프투자증권(구 엘아이투자증권) 합병을 마친 후 연결포괄손익계산서 기준 2017년 수수료 수익(개인영업과 법인영업 포함)은 583억9434만1848원이었다. 하지만 이후 수수료 수익은 부진했다. 2018년 448억224만513원, 2019년 438억3065만1663원, 2020년 507억9257만1322원을 기록했다. 회사별로 개인영업과 법인영업의 비중은 다르지만 전체적으로 수익이 줄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법인영업이 부진했다는 사실을 짐작해볼 수 있다. 증시 호황기였던 2021년에는 708억3373만9286원으로 수익이 개선되는 듯 했지만 올해 증시 불황을 맞아 결국은 구조조정이 불가피해졌다.
법인영업 수익이 무너지면서 자연스럽게 리서치센터 조직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LIG투자증권 당시 리서치센터 인원은 30명 내외로 업계 내에서도 '리서치센터 등용문' 역할을 자처하며 탄탄한 조직구조를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케이프투자증권으로 바뀌면서 내부 조직은 축소됐고 현재는 약 15명 정도로 운영되고 있다. 그나마 있는 인원들도 자주 교체가 되면서 불안정한 분위기를 이어왔다는 전언이다.
한편 케이프투자증권은 법인영업과 리서치센터 인력을 유사업무로 전환해 최대한 수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여의도 증권가의 모습. 사진=최은화
최은화 기자 acacia04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