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 권영세 통일부 장관, 석동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 등 정부측 참석자들과 윤재옥 위원장을 비롯한 외교통일위원들이 '이태원 압사 참사' 희생자들의 명복을 비는 묵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여야가 내년도 예산 심사에 돌입하자마자 신경전을 펼쳤다. 민주당은 국회를 모독한 윤석열 대통령의 '이 XX' 발언을 문제 삼으며 정부 예산안을 꼼꼼히 따진 반면, 국민의힘은 새해 예산안이 이전과 달리 규모가 적다며 엄호에 나섰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이날 오전 10시 전체회의를 열고 2023년도 예산안(외교부·통일부·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과 2023년도 기금운용계획안(국제교류기금·국제질병퇴치기금·남북협력기금)을 상정했다.
김경협 민주당 의원은 "국회를 향해 '이 XX' 발언까지 하고, 지금 국회에 예산을 통과시켜 달라는 얘기인데 최소한 국회를 모독했으면 사과해야 하지 않느냐"며 지난달 미국 순방 도중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이(날리면) X팔려서 어떡하나"고 말한 윤석열 대통령을 정조준했다. 민주당은 이에 윤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으나 윤 대통령은 끝내 거절했고, 결국 민주당이 불참한 반쪽짜리 시정연설로 이어졌다.
이에 박진 외교부 장관은 "대통령의 사적 발언, 혼잣말 같은 사적 발언을 평가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했다. 김 의원은 마이크가 꺼진 상태에서도 "'이 XX들'은 승인해달라고 하면 조용히 말없이 승인해 줘야 하냐"며 "간단한 문제가 아니질 않느냐. 대통령의 국회를 대하는 태도 문제로,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에 대한 모독이자,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 의회면 사과하지 않았겠느냐"며 "너무 뻔뻔한 게 아니냐"고 꼬집었다.
같은 당의 윤호중 의원은 윤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최한 '글로벌펀드 재정공약회의'에서 공여로 약속한 1억달러(약 1422억원)가 외교부 일반예산으로 잡힌 것에 대해 "국제질병퇴치기금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일반예산으로 전환됐다. 그 전에 질병퇴치기금 수익구조를 개선하는 게 맞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박 장관은 "질병퇴치기금 수익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나 어떻게 될 지 확실치 않다"며 "예산(책정)이 안정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재정 의원은 "'담대한 구상' 관련해 예산이 잡혔는데 세부적인 계획을 보니 구체적이지 않다. 일상적인 예산을 담대한 구상 예산안에 넣어놓은 게 아니냐"고 따졌다. 이에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담대한 구상이 대통령 취임 연설 때도 언급이 됐지만, 최근 좀 더 구체화됐다"며 "이번 예산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다. 저희들도 다시 살펴보겠다"고 했다.
반면 이명수 국민의힘 의원은 "예산이 작년과 변화가 없다"며 "제가 해외공관에 나가 보니까 환차손 때문에 애로를 겪고 있다. 그런 점에서 규모가 적다"고 외교부와 통일부 예산안에 동조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