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김광연·장윤서 기자] 김용 민주당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19일 오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긴급체포됐다. 검찰은 김 부원장이 대장동 개발사업의 핵심 관련자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협박해 돈을 뜯어낸 것으로 보고 있다. 김 부원장 측은 "검찰이 유 전 본부장을 회유, 압박했다"며 "유 전 본부장이 많이 흔들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검찰의 기획수사를 주장했다.
김 부원장 측 핵심 관계자는 이날 <뉴스토마토>와의 전화통화에서 유 전 본부장 변호인으로부터 전해들은 이야기라며 검찰이 유 전 본부장을 회유, 압박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유동규 진술만으로 소환 절차 없이 긴급체포에 나선 건 명백히 부당하다"며 "김용, 정진상을 거쳐 이재명 대표로 가기 위한 수순"으로 바라봤다. 그에 따르면 이날 체포는 김 부원장 자택에서 이뤄졌으며 압수수색도 함께 진행됐다. 해당 소식을 듣고 이모 변호사가 급히 달려가 변호인 입회 하에 영장 집행이 이뤄졌다.
김 부원장은 정진상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함께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김 부원장은 이 대표와는 성남에서 시민사회 운동을 함께 한 오랜 동지 관계다.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성남시의원으로 호흡을 맞췄고, 경기도지사 시절에는 대변인으로 함께 했다. 이후 대선 캠프에서 이 대표를 도왔고, 이재명 당대표 체제 출범 이후에는 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부원장으로 임명됐다. 이 대표는 지난해 10월 이른바 '대장동 게이트' 의혹과 함께 유동규 전 본부장의 측근설이 불거지자 "측근이라면 정진상·김용 정도는 돼야 하지 않나"며 변함 없는 신뢰를 보냈다. 이 대표는 과거 그를 "나의 분신"이라고까지 소개했다.
대장동과 백현동, 위례 개발사업이 추진될 당시 김 부원장은 성남시의원으로, 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맡았다. 검찰은 개발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되기 위해 시의회에 뒷돈이 흘러갔을 가능성을 의심해 왔다. 유 전 본부장이 김 부원장에게 돈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 긴급체포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김 부원장은 체포 직후 입장문을 내고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그는 <'불법자금 수수' 의혹에 대한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 측 입장>이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통해 "소문으로 떠돌던 검찰의 조작의혹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면서 "대장동 사업 관련자들로부터의 불법자금 수수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아울러 "'유검무죄 무검유죄'다. (검찰은)없는 죄를 만들어 내고 있다"면서 "명백한 물증이 있는 '50억 클럽'은 외면하고, 정치공작을 일삼는 검찰의 행태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했다.
김 부원장과 상의 끝에 입장문을 작성했다는 이 관계자는 "지난주부터 조짐이 이상했다. 갑자기 보수 언론과 종합편성채널 등에서 대장동, 백현동, 위례 개발사업을 다시 들춰내고, 이재명 대표의 이름도 거론됐다"며 "어제 김 부원장과 이 같은 조짐이 현실화되면 입장문을 내야겠다고 정리하던 차에 긴급체포가 이뤄졌다. 긴급체포는 생각지도 못했다"고 전했다. 김 부원장 측은 영장에 적시된 구체적 혐의 내용이 확인되는 대로 대응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도 검찰의 기획수사를 의심하고 있다. 김의겸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최근 들어 검찰이 돈을 줬다는 유동규씨를 검사실로 불러 회유·협박을 해왔다는 정황들이 국정감사를 통해 드러났다"며 "20일 유씨가 석방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 말이었는데 김용 부원장의 체포 사이에 연관성은 없는지 면밀히 따져보겠다"고 의심했다. 이어 "사건의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것"이라며 "민주당은 검찰의 수사에 흔들리지 않고 국민과 함께 뚜벅뚜벅 나가겠다"고 했다. 김 대변인은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최근 검찰이 유동규 전 본부장을 다루는 데 있어 이상한 흐름이 있다. 변호인과의 접견까지 막고 있다"며 "수감자를 불러 회유하고 협박하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주장한 바 있다.
당 고위 관계자 역시 "유동규 전 본부장이 자기 살겠다고 김 부원장을 끌어들였다고 볼 수밖에 없다"면서 "유 전 본부장이 검찰로부터 받는 압박과 회유가 상당해서 심적으로 많이 흔들린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그는 "이재명 대표가 지난 1월 말 선대위를 모아놓고 결백함을 주장했다. 1원이라도 받았다면 대선후보 사퇴하고 처벌 받겠다고 했다"며 "이 자리에서 김용, 정진상도 같이 결백을 주장했다"고 전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대표는 김 부원장을 여전히 신뢰하며 검찰의 정치탄압으로 규정하고 맞설 방침이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제 이 대표는 어떤 입장을 내놓을 것인가. 그동안 해외 출장까지 함께한 고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처장 등에 대해서는 모르쇠 전략으로 일관하며 뻔뻔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 이 대표 스스로 '측근이라면 정진상, 김용 정도는 돼야 한다'고 말하기까지 했다"며 "윗선이 누구인지는 충분히 추측할 수 있다"고 이재명 대표를 정조준했다.
최병호·김광연·장윤서 기자 choib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