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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책임자 빠진 건설사 국감…문제제기에 그치지 말아야
입력 : 2022-10-10 오전 9:00:00
‘신혼여행’,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유치 활동’
 
올해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된 건설사 수장들의 불출석 사유 중 일부다. 중대재해와 벌떼입찰 등 건설업계를 둘러싼 문제들이 국감 주요 이슈로 부상했지만, 관련 수장들은 해외 출장 등을 내세워 등장하지 않은 것이다.
 
윤석열 정부의 첫 국정감사가 지난 4일 막을 올렸지만 또다시 ‘알맹이 빠진’ 감사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제대로 된 감사를 위해서는 사안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인물들이 나와야 하지만 책임자가 빠지며 문제제기만 있고 구체적인 대안이나 대책은 모색할 수 없어서다.
 
국회 출석 요구를 가장 많이 받은 HDC현대산업개발의 경우 지난 6일 정익희 HDC현산 대표(CSO·최고안전책임자)가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문제로 국토교통위원회 국감에 일반증인으로 등장했다. 하지만 정 대표는 ‘각자대표 체제로 피해협상 문제는 소관 업무가 아니다’라는 무책임한 답변으로 사고 수습을 위한 진정성이 없다는 질타를 받았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의 경우 광주 학동 참사와 아파트 신축공사 붕괴사고 과정에서 다단계 하도급과 하도급대금 지연 지급 문제가 불거지며 정무위 국감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AFC 아시안컵 유치’를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광주 학동 재개발 현장에서 철거 중이던 5층 건물이 무너지면서 9명이 숨지고, 화정 아이파크 사고로는 6명이 사망하는 등 중대재해가 발생한 이후 HDC현산 회장직을 사임하며 ‘신뢰 회복’을 꾀하겠다고 밝힌 것과 상반된 행보다.
 
공공택지에 계열사 등을 동원해 무더기로 입찰에 참여하는 ‘벌떼입찰’ 의혹을 받는 호반건설은 김상열 창업주의 장남인 김대헌 기획총괄 사장이 증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신혼여행을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냈다. 지난 2020년 12월 혼인한 김 사장은 결혼 2년 만에 신혼여행을 떠난 셈이다.
 
이밖에 권형택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사장 등 국토교통부 산하기관장도 국감을 앞두고 잇달아 자진 사임했다. 제대로 된 감사를 하기에 앞서 증인과 기관장이 참여조차 하지 않은 것이다.
 
헌법 제61조와 국회법 제127조,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국정감사는 국회가 국민을 대신해 국정운영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국정에 대한 감시, 비판을 통해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고 시정함으로써 입법기능과 재정, 국정통제 기능을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즉 국정 운영의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감시·비판하기 위해 실시되는 것이다. 물론 무조건적인 질타나 ‘망신주기’ 식의 국감은 지양해야 한다. 그러나 증인 채택부터 불발되면서 제대로 된 국감이 진행되고 있는지 여부에는 물음표가 달린다. 국정감사는 국민이 국회에 부여한 가장 중요한 임무인 만큼, 남은 국감 기간 문제제기나 호통에 그치지 않고 진정성 있는 참여와 이를 기반으로 한 대안 마련이 요구된다.
 
백아란 건설부동산부 기자
 
백아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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