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형제들 대표
[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이탈리아에서 실시된 조기 총선에서 우파 연합이 과반 의석을 차지할 것이 확실시되면서, 이탈리아 최초 여성-극우 총리가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25일(현지시간) 이탈리아 공영방송 라이(Rai)는 출구조사 결과 우파 연합이 41∼45%를 득표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정부 구성에 필요한 최소 득표율은 40% 정도로, 우파 연합은 하원 400석 중 227석∼257석, 상원 200석 중 111석∼131석 등 상·하원 모두 넉넉하게 과반 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중도좌파 연합은 29.5% 득표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우파 연합에서 최대 지분을 가진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형제들(Fdl·극우) 대표가 총리직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 세 정당은 지난 7월 27일 최다 득표를 한 당에서 총리 후보 추천 권한을 갖기로 합의한 바 있다.
우파 연합은 조르자 멜로니 대표가 이끄는 Fdl과 마테오 살비니 상원의원이 대표인 동맹(Lega·극우),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설립한 전진이탈리아(FI·중도우파) 등 세 정당이 중심이다.
멜로니 대표가 총리에 오르면 이탈리아 사상 최초의 여성 총리이자 독재자 베니토 무솔리니 이후 집권한 첫 극우 성향 지도자가 된다.
멜로니는 2014년 Fdl 대표로 선출된 뒤 반이민과 반유럽연합(EU), 강한 이탈리아 등 선명한 극우 색채를 바탕으로 활동했으며 2020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당시 정부 방역 규제에 반기를 들기도 했다.
멜로니가 이끄는 Fdl은 이번 조기 총선에선 출구조사 결과 22%∼26%를 득표한 것으로 나타나 제1당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동맹은 8.5%∼12%, FI는 6%∼8%를 득표한 것으로 집계됐다.
"유럽에서 가장 위험한 여성", "여자 무솔리니" 등으로 불리는 멜로니를 앞세운 극우 정권의 출현은 이탈리아는 물론 유럽과 국제 정세에 엄청난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유럽에서 지금도 논란이 되고 있는 이민자 문제가 대표적이다. 앞서 멜로니 대표는 흑인 이민자가 우크라이나 난민 여성을 성폭행하는 장면을 게시해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또한 극우 연합은 이탈리아의 EU 탈퇴를 추진하고 있으며 친러시아 성격이 강해 서방 제재에 균열을 일으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차기 정부가 곧바로 극우적인 색채를 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EU가 2026년까지 제공하는 1915억유로(약 264조원)에 이르는 코로나19 회복기금을 정상적으로 받으려면 EU에 협조하는 것 외에는 다른 길이 없기 때문.
멜로니 대표 역시 "EU를 탈퇴하는 미친 짓을 하지 않겠다. 이탈리아는 유로존에 남을 것"이라고 거듭 약속했고, 우크라이나 지원과 대러시아 제재를 유지하겠다고 여러 차례 천명하기도 했다.
다만 외신들은 멜로니 대표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한편 이번 총선을 통해 이탈리아는 5년 임기의 하원 의원 400명, 상원 의원 200명을 새롭게 선출한다.
새 국회 개원일은 10월 13일이다. 이에 따라 1946년 이후 68번째가 될 차기 정부는 빨라도 10월 말에나 구성될 전망이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