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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한일 정상회담, 시작 전부터 '비관론'
전기차 해결 쉽지 않아, 통화 스와프 기대…일본과는 회담 여부조차 불투명
입력 : 2022-09-21 오후 1:59:24
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7차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5박7일 일정으로 영국·미국·캐나다 순방에 나선 윤석열 대통령이 22일(한국시간) 새벽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한미·한일 정상회담에 어떤 의제를 갖고 나설지 주목된다. 한미 정상회담은 경제 현안이, 한일 정상회담은 관계 개선에 방점이 찍힐 전망이다. 다만 의미 있는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에선 경제 안보 협력 방안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한국산 전기차 차별 문제가 테이블에 오를 지가 관심사다. 환율이 치솟는 상황에서 한미 통화 스와프를 통해 시장에 안정감을 줄 지도 주목된다. 
 
군사·안보 전문가인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은 21일 한 라디오에서 "우려를 표명하고 잘 살펴보겠다 정도의 언급이 있을 것"이라며 "의제로 올라간다는 것은 해법을 모색하기 위한 건데, 그런 정도가 아니라 한국의 입장을 잘 경청하고 고려해 보겠다, 이 정도의 얘기를 들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전 의원은 "윤 대통령 입장에서는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대해서 지금 이걸 의제화 하기가 굉장히 난처하다. 얻어올 게 없다"고 했다. 그는 "USTR(미국무역대표부)이 이미 인플레이션 감축법 대국민 홍보에 들어가고, 바이든 대통령이 11월 선거에서 가장 세게 베팅한 게 이 법"이라면서 해당 문제가 의제에 오르더라도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데 무게를 뒀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도 오는 11월8일 미국 중간선거를 언급하면서 "자국 보호주의 경향으로 강하게 흘러갈 것이다. 미국을 설득해서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법안의 수정안을 다시 제출하는 데 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난제로 꼽았다. 그는 "물론 대통령께서 이 문제에 대해서 '한미 FTA 동맹 정신에 위반한다'고 언급하실 것이지만 금방 해결될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윤 의원은 대신 "한미 통화 스와프 문제를 한미 대통령 두 분이 동의하는 것만으로도 시장에 안정감이라는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체결이 안 되더라도 한 번 말씀을 나누시는 게 좋을 것 같다. 심리적인 안정감 측면에서도 고려해 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일 정상회담은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문제 등 민감한 과거사가 의제로 오를지 주목된다. 양국은 회동 여부 자체를 놓고도 막판까지 신경전을 벌였다. 아사히 신문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한국 측이 한일 정상회담 개최를 일방적으로 발표한 데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고 보도했다. 아사히는 "기시다 총리와 윤 대통령이 (유엔총회 참석차)뉴욕을 방문하지만, 양국 정부의 온도 차가 두드러져 회담 전망은 불투명하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회담이 성사될 것이라는 큰 틀의 입장만 내놓은 채 구체적인 언급은 삼가하는 모양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0일(현지시각) 뉴욕 현지 프레스센터 브리핑을 통해 한일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에 대해 "지금 공식적으로 더 이상 드릴 수 있는 말씀이 없음을 이해해달라"고 했다.
 
김종대 전 의원은 이와 관련해 "풀어사이드, 스탠딩 회담. 이런 것들은 회담이라고 부르지 않고 회동이라고 부른다. 그 정도는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그것마저 안 한다면 이건 정말 심각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한일 정상회담이 약식회동에 그칠 경우 "큰 의미는 둘 수 없다"고 지적했다. 윤상현 의원은 "(한일 정상회담은)있을 것으로 본다. 다만 구체적으로 진전이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그러나 일단 만났다는 자체가 의미가 있다"고 했다.
 
야권은 한미· 한일 정상회담을 통해 윤 대통령이 성과를 도출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결코 빈 손 외교로 돌아와선 안 되는 중차대한 상황"이라며 "한미·한일 정상회담 등 남은 일정에서는 더 이상 실책이 없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 원내대표는 "미국과는 우리 전기차 보조금 차별, 반도체와 바이오 산업 압력, 환율 대응 등 대한민국 경제와 직결된 현안이 산적해 있다"며 "일본과의 위안부, 강제징용 등 과거사 문제도 비굴 외교로 돌파하려 해서는 국민적 동의를 얻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미국의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은 '내치 실수는 선거에서 지면 그만이나, 외교 실수는 우리 모두에게 죽음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며 "외교는 총성 없는 전쟁"이라고 했다.
 
반면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외국에 나가 활동하는 건 여당 일원이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를 대표하는 자격이기 때문에, 우리 국가대표 선수가 시합에 나간다든지 할 때는 응원하고 격려해야지, 거기다 시비를 거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비판 일변도의 민주당 자제를 촉구했다. 
 
한편 이번 순방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였던 유엔총회 기조연설은 21일(한국시간) 새벽 이뤄졌으며, 윤 대통령은 '자유' 21번, '유엔' 20번, '국제사회' 13번 언급했다. '자유'는 윤 대통령이 취임사와 광복절 경축사에서 일관되게 강조했던 가치다. 윤 대통령은 유엔 무대 데뷔전에서도 자유의 가치를 재차 강조하며, 이를 위한 국제사회의 연대를 중시했다. 
 
다만 지난 광복절 경축사에서 북한에 제안했던 '담대한 구상'의 언급은 없었다. 북한 전문가로 윤석열캠프에서 비전전략실장을 지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이날 라디오에서 "북한이 전혀 받아들일 준비가 안 돼 있는 상태에서 또 다시 유엔총회에서 말할 필요는 없다는 전술적 계산이 있었던 것 같다"고 풀이했다. 일각에서는 담대한 구상이 불과 한 달여만에 좌초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임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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