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20일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의 우량자산을 일반 시중은행에 이관하는 의혹에 대해 "논의된 바 없는 사안"이라고 일축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실무진들이 새 정부에 맞는 정책금융 역할을 고민하는 상황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며 "이 내용을 저를 비롯한 간부들이 보고받은 적은 없다"고 밝혔다. 금융위가 산은 등 국책은행이 보유한 주요 거래처를 시중은행으로 넘기는 방안을 작성했다는 논란을 두고 야당 의원들의 공세에 대한 답이다.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금융위 측은 사실이 아니라고 했지만, 담당 사무관 이름과 구체적인 논의 내용이 공개되고 있다"면서 "금융위와 기재부가 함께 상의하는 것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기업은행은 상장회사인데, 이들의 자산을 국가가 이전하라는 것은 사회적 문제이자 위법"이라며 "금융위 측이 구체적으로 소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이용우 의원도 "기재부가 8월까지 기관별로 민간과 경합하는 부분을 제출하도록 했는데, 이를 주무부처장이 모르고 있었다는 것도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은행법상 은행업이 자산처분을 할 수 있는 경우는 부실매각 등으로 규정돼 있고 우량자산을 넘길 땐 자산가치를 반영해야 한다"면서 "절차 없이 그런 지시를 하는 것도 법 위반"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국정과제에도 국책은행의 민간 분야와의 갈등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내용이 있다"며 "실무진 차원에서 검토 아이디어로 나온 것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실무진 의견이 거칠다고 생각하지만 그러니까 실무자이고 올라가는 과정에서 바로 잡는 게 정부 조직"이라며 "많은 단계를 거쳐 논의돼야 할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산업은행이 작성한 '우량·성숙단계 여신 판별기준 시나리오' 문건을 공개하며 이 같은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해당 문건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기업 신용등급과 업력 등을 감안해 민간대상 선정기준을 마련하고 우량·성숙단계 여신 이관에 따른 시나리오를 분석한 것으로 파악됐다. 세부적으로는 총 영업자산 243조7000억원 중 해외 자산과 투자 자산 등을 제외한 이관 가능 자산 규모를 106조5000억원으로 분류했다. 이 중 최대 18조3000억원 규모의 자산을 시중은행에 넘길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20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