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메일
페이스북 트윗터
(정치부장의 시선)이재명 천하, 입다문 169석
입력 : 2022-09-15 오전 10:27:27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민주당이 단일대오를 형성했습니다. 전당대회 과정에서 터져나왔던 이재명 대표에 대한 우려는 언제 그랬냐는 듯 쏙 들어갔습니다. 최고위원들을 필두로 원내대표, 사무총장 등 모두가 한마음이 되서 '이재명 구하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 대표는 14일 정진상 전 경기도 정책실장을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에 임명하며 당직 인선을 사실상 마무리했습니다. 정진상이 누구입니까. 이 대표가 정치에 입문하기 이전 성남에서 변호사로 활동할 당시 사무장을 맡았던 오래된 최측근입니다. 이후 성남시청과 경기도청을 거쳐 대선 캠프와 인천 계양을 캠프까지, 이 대표와 함께 했습니다. 도청 참모진 대다수가 김동연 캠프로 간 것과는 차원이 다른 '성골'입니다. 또 다른 측근으로 불리는 김용조차 대적하질 못합니다. 누구보다 이 대표의 의중과 지난 과거사를 꿰뚫고 있어, 이른바 '이재명 사법리스크'를 전담할 적임자로 제격입니다. 
 
공교롭게도 이 대표의 부인 김혜경씨를 괴롭히는 경기도청 법인카드 유용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배소현씨도 변호사 사무실부터 성남시청, 경기도청까지 행보를 같이 했습니다. 정씨가 이 대표를, 배씨가 김씨를 보좌하는 역할을 각각 맡았습니다.
 
주요 인선을 보면 가히 이 대표의 친정체제입니다. 최고위원 7명 가운데 고민정 의원을 제외한 6명(정청래·서영교·박찬대·장경태·서은숙·임선숙)이 친이재명계입니다. 또 사무총장에 대선 경선캠프에서 이 대표를 도왔던 조정식 의원을 임명한 데 이어 수석사무부총장에 신 이재명계로 불리는 김병기 의원을 지명, 온건파인 조 사무총장의 보완재를 하도록 했습니다. 원내대표에는 일찌감치 친명 박홍근 의원이 선출됐습니다. 이들 모두 다음 총선 공천을 주도할 핵심 지도부입니다. 
 
여기에 이 대표 핵심 측근 그룹인 '7인회' 멤버 중 4명(김남국·김병욱·문진석·임종성)이 주요 당직을 맡았습니다. 좌장인 정성호 의원은 배후에서 이들의 조정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민주당의 주류가 이 대표 중심으로 완전히 바뀐 상황에서 과거 당을 이끌었던 친문의 지위와 영향력은 극히 협소해졌습니다. 소멸로 봐도 무방합니다. 구심점도 없거니와, 다른 목소리를 내기조차 어려운 분위기가 형성됐습니다. 이원욱, 김종민, 조응천 의원만이 계속해서 벌거벗은 임금님을 얘기하지만 이에 동의하는 동지들은 찾기 어려워졌습니다. 박용진 의원조차 입을 닫고 있습니다. 모두가 내심 이 대표의 손아귀에 있는 공천권을 두려워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민주당이 이 대표 의중대로, 한 방향으로 달리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게 '김건희 특검'입니다. 이 대표 선언처럼 유능한 대안정당이 될 지, 폭주기관차가 될 지는 아직 알 수가 없습니다만, 분명한 것은 이 모든 책임은 이 대표가 짊어져여 한다는 것입니다. '원팀'만을 강조하며 강성 팬덤으로 반대세력의 굴복을 요구했던 사례가 또 다시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지만, 현재 모습으로는 요원해 보입니다. 이견이 존재하고, 이를 토론과 설득을 통해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것이 민주정당의 본질일 것입니다. 
 
정치부장 김기성 kisung0123@etomato.com
김기성 기자
SNS 계정 : 메일 트윗터 페이스북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