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금융당국이 한 차례 연기된 새출발기금 세부계획안을 이르면 이번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당초 지난 18일 예정됐던 발표를 미루고 이번 주 중에 세부내용을 확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새출발기금이 10월 시행 예정이기 때문에 정책 발표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진 않을 것 같다"며 "이르면 이번주 발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새출발기금은 30조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해 25만명 규모의 자영업자·소상공인의 채무를 매입하는 프로그램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을 위해 기존 대출을 장기분할상환 대출로 전환해 대출금리를 낮춰주고 연체 90일 이상의 부실 차주에게는 원금을 60~90%까지 감면해주는 내용이다.
우선 최대 90% 채무 감면이라는 원안은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에 따르면 새출발기금은 당초 원안대로 큰 틀은 유지하되, 지원대상 등의 기준을 강화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채무조정은 부채가 자산보다 많은 순부채에 대해서만 이뤄지고 지원 대상이 보유한 사업자대출 외에도 가계대출도 채무조정 대상에 포함키로 했다.
쟁점은 채무조정 비율이다. 논란이 됐던 채무감면율은 원금의 최대 80%까지이며, 기초생활수급자·저소득 중증장애인·만 70세 이상 저소득 고령자 등 취약차주에 한해 감면율을 최대 90%까지 적용한다는 당초 원안은 그대로 유지키로 방향을 정했다. 금융위는 해당 채무감면율이 신용회복위원회 등 기존 채무조정 프로그램 수준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다만 채무조정 한도는 당초 원안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금융위는 자영업자·소상공인의 채무조정 한도를 각각 25억원, 30억원 수준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도덕적 해이 우려를 고려해 채무조정 신청은 1번으로 제한하고 은닉재산 발견 시 무효 처리하는 등 장치들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금융권 안팎에서는 대규모 빚 탕감에 대한 도덕적 해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업계조차 금융회사의 피해 우려와 함께 고의적 연체 등을 통한 도덕적 해이를 양산할 것이라는 지적을 쏟아냈다. 당국이 이례적으로 설명회를 연 것도 반발 여론을 의식해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설명회에서 금융위 설명을 들어도 고의적 연체 가능성을 막을 순 없을 것 같다"며 "도덕적 해이 우려와 함께 한계차주를 인위적으로 구제하는 것 자체가 부실을 더 키우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새출발기금 관련 비판을 좀 더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도덕적 해이를 막을 실효성 있는 방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뿐만 아니라 성실상환자에 대한 실질 지원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향후 정부의 자영업자·소상공인에 대한 지원은 지속될 수 밖에 없다"면서도 "앞으로의 지원이 도덕적 해이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려면 정부가 세밀하게 대상자들을 선별하고 미세조정 할 수 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성실상환자들이 억울하지 않도록 대환대출 선별 조건을 강화하거나 직접 대출을 추진하는 등 실질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8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새출발기금 관련 설명회를 열고 금융권 의견수렴 및 소통에 나섰다. (사진=금융위)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