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연지 기자] 코스피 지수가 대내외 악재로 2400선까지 붕괴된 가운데,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감세와 규제 완화방안이 담긴 경제정책이 주식시장의 훈풍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윤 정부는 주식 양도소득세가 부과되는 대주주 기준을 완화하고, 증권거래세를 0.20%로 인하, 주식·펀드 등 금융투자소득에 매기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시행을 2년간 유예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정부가 내놓은 증시 규제 완화 정책으로 인해 개인의 세금 부담이 완화되며 국내증시 안정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증권거래세 0.20%로 인하…100억 이상 보유 대주주만 양도세
정부의 신 경제정책에 따르면 주식·채권·펀드 등 금융투자상품으로 실현한 소득에 매기는 금투세 시행은 2년간 유예하고, 이 기간에는 현재 시행 중인 대주주 과세 제도를 유지하되, 주식 양도소득세 납부 대상인 대주주 기준을 상향한다. 현행 제도에서는 국내 상장 주식의 경우 종목당 10억원이거나 보유 지분율이 1~4% 이상인 대주주만 양도세를 납부하게 돼 있는데, 향후 2년간은 한 종목을 100억원 이상 보유한 대주주에게만 주식 양도세를 부과한다는 방침이다. 사실상 초고액 주식 보유자에게만 양도세를 부과한다는 방침으로 대다수 주주에 대해서는 주식 양도세가 사실상 폐지되는 것이다.
양도소득세 부과 대주주 요건. (지료=국세청·한국투자증권)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연말마다 반복되는 대주주의 주식양도세 회피를 위한 대규모 매도 물량이 줄어들면서 현재 대내외 악재로 급락하고 있는 국내증시 안정화를 이끌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양도소득세 부과 대상 범위가 되는 대주주의 범위가 축소되고 증권거래세 역시 인하되면서 주식거래에서 발생하는 세금 부담이 줄어들어 개인투자자에게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연말 주식양도세 회피 하던 개인 매수 유입 기대
실제 매년 주식양도세 회피를 위한 연말 개인투자자들의 순매도가 두드러졌다. 개인은 지난해 12월 한 달간 7조5221억원(코스피·코스닥 누적금액 기준)을 팔아치웠다. △2015년 1조5857억원△2016년 1조5878억원 △2017년 5조1314억원 △2018년 1조5794억원 △2019년 4조8230억원 어치를 팔아치웠다.
다만 코로나19 이후 국내증시가 활황이던 2020년 12월 개인 순매수 금액은 3조9511억원으로 집계됐다. 2020년 코로나 급락 이후 증시 급반등 시점에선 개인의 강력한 매수가 유입된 셈이다. 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저금리 환경인데다 유동성도 풍부했기 때문에 예금에 돈을 예치하는 것보다 주식 시장의 기대 수익률이 워낙 높은 구간이였다"며 "통상적으로 12월에는 개인들이 세금과 관련해 물량을 많이 내놓지만 2020년 같은 경우에는 매수가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주식양도세 폐지와 증권거래세 인하 등 세제 개편으로 인한 개인 매수 유입으로 증시 부양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주식양도세부터 내년 시행 예정이던 금투세가 2년 유예가 될 전망이기 때문에 이에 따른 기대심리가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대표는 "대주주 요건을 100억원까지 올린다는 것은 증시에 희망을 불어넣는 훈풍"이라며 "매년 10월~12월 사이 대주주 10억 요건으로 인해 쏟아져 나오던 회피 물량이 상당폭으로 줄어들 며 증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주식양도세의 사실상 폐지로 인해) 연말 변동성이 커지는 패턴들이 사라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증시가 안 좋은 상황에서 큰손 투자자들의 양도세가 없어지면 적극적인 주식 투자로 매수 세력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증시 부양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양도세의 세율을 낮추거나 없애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정부의 감세 정책으로 인한 투자 관심도가 올라가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주식농부'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는 "투자를 했다가 연말이 되면 대주주 요건 때문에 세금에 노출되고 싶지 않은 투자자들이 주식을 줄이는 모습을 보여왔다"며 "현 정부에서 대주주 투자 요건 수급 문제의 숨통을 틔워줬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정부가 자본시장 정책에 대한 이야기를 해 온 만큼 야당에서도 반대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 (세제 감면 정책은) 증시에 많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흔히 말하는 큰손들과 스마트한 투자자들로부터 주식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며 "주식에 대한 관심도가 오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연지 기자 softpaper61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