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테라·루나 폭락사태의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새롭게 만든 루나 2.0이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며 또 다시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이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폭탄돌리기에 다름없다며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이 수반되지 않는 한 회생 가능성이 희박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이와 함께 루나 폭락에 당분간 알트코인의 위축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글로벌 가상화폐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새로운 루나인 루나 2.0은 9일 오전 기준 24시간 전보다 41.03% 하락한 2.28달러에 거래됐다. 이날 오후에는 2.94달러로 소폭 올랐지만, 지난 28일 오후 6시 1개당 17.8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8분의 1 수준이다. 같은 달 31일 오후 기준 루나 2.0은 24시간 전보다 50% 넘게 급등한 11달러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이달들어 하향세로 돌아섰다.
루나2.0 가격 시세. (사진=코인마켓캡)
이 같은 가격 변동성은 테라폼랩스가 기존 루나와 테라 보유자에게 보유 비율에 따라 배포한 '에어드롭' 영향이 크다. 에어드롭은 일종의 코인 무료 배분 방식으로, 루나 2.0으로 보상 받은 루나 1.0 투자자가 손실을 줄이기 위해 일부를 매도하면서 가격 급등락을 부추긴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까지 파악된 국내 루나 투자자만 약 28만명으로 이들 중 루나 2.0을 배분받은 에어드롭 수요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루나 2.0은 바이낸스, FTX, 후오비 등 글로벌 주요 거래소에 상장돼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에서는 에어드롭만 지원한 상태로 상장 여부에 대해선 검토하고 있지 않고 있다.
새로운 루나 2.0 복귀에 대한 전망은 밝지 않다. 이미 신뢰를 잃은 상태에서 새롭게 루나 2.0 발행한 것은 무의미하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테라 프로젝트에 대한 확신을 주지 않는 한 일시적 변동성만 유지할 뿐 장기적 생존이 어렵다고 보고 있다. 프로젝트 운영 방식의 변화나 토큰 사용처 확대 등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움직임이 현재까지 전혀 없다는 것도 부정적 전망에 힘이 실리는 이유로 꼽힌다.
바이낸스 거래소에 상장된 루나 2.0. (사진=바이낸스 홈페이지 캡처)
루나 폭락 여파는 전반적인 코인 시장 위축에도 영향을 미쳤다. 글로벌 규제에 더해 상대적으로 불안정한 알트코인 등도 마찬가지로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며 가격 하향세를 보이는 중이다. 다만 가상자산 대장격인 비트코인의 비중은 커졌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9일 오후 기준비트코인 가격은 3만달러선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코인 시장에서 비트코인의 비중은 약 46.50%로 지난해 10월 중순 이후 높은 수준을 기록 중이다.
전문가들은 루나 생태계가 지속되려면 새로운 신규 프로젝트들이 들어와 생태계가 다양화돼야한다고 강조한다. 그런데 상폐빔(상장폐지 앞두고 시세가 급등하는 현상)과 같은 현상만 두드러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더 개선될 여지가 없다는 지적이다.
가상자산 전문가인 최화인 블록체인 에반젤리스트는 "테라·루나 폭락 사태로 (가상자산에 대한) 신규 자금 투자가 거의 올스톱 상태에 이르는 등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면서 "루나 2.0에서 테라가 메인넷 서비스인데, 기술적 경쟁력이 아니라 오로지 금융기법으로서만 루나 2.0이 나왔기 때문에 결국은 폭탄돌리기에 다름없다"고 진단했다. 이어 "루나 상폐가 결정됐을때 갑자기 상폐빔을 노린 투자자들이 급증한 사례가 있듯이 지금도 마켓메이커들을 동원해 가격을 일정하게 끌어올리면서 계속 투자자들이 유입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생태계가 이어지긴 어려운 상황이다"라고 분석했다.
비트코인에 대해선 "알트코인 전체 규모가 줄면서 비트코인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늘어났다"며 "루나 사태가 기술의 중요성을 환기시키는 하나의 모멘텀이 됐다는 점에선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