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건설현장.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골조공사를 담당하는 전문건설업계가 원청사인 종합건설업계에 요청한 공사비 증액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공사현장 셧다운 주장까지 제기되는 가운데 이같은 현상은 건설업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12일 전국 철근콘크리트연합회는 오는 13일 오후 대전에서 지역 대표자 회의를 열고 공사비 증액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는 종합건설사에 대한 대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현재 공사비 증액을 요구하고 있는 현장은 수도권에서만 348곳으로 이 중 163곳의 원청사가 증액에 소극적이거나 무관심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절반 가량이 비협조적인 상황으로 철근콘크리트업계가 다시 단체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철근콘크리트 전문건설업체들은 지난달 2일 전국 40여곳 현장에서 공사를 중단한 바 있다. 다음날 공사비 증액 협상 의사를 타진한 원청사들이 늘면서 사태는 일단락됐다. 그러나 협상 과정이 삐그덕거리면서 업체들이 단체행동을 고려하는 분위기다.
김학노 서울경기인천 철근콘크리트연합회 대표는 "비협조적인 몇몇 종합건설사 현장에서 공사를 중단하자는 등의 얘기가 나오고 있다"면서 "자세한 내용은 내일 모여 의견을 공유하고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증액에 협조하겠다는 원청사의 대답도 두루뭉술하다"며 "지난해부터 원자재값 등이 계속 오르면서 사업 여건은 더욱 어려워졌다"고 털어놨다.
이같은 어려움은 철근콘크리트업계 뿐만 아니라 건설업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다. 레미콘업계도 납품단가 인상을 요구하며 생산 중단을 예고했다.
배조웅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 회장은 "원자재값이 20% 가까이 올라 각 건설사에 레미콘 납품가격 인상을 요청했으나 응답하지 않고 있다"며 "이달 말까지 응답이 없으면 레미콘 생산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코로나19 이후 수요가 급격히 늘면서 원자재값이 폭등한 데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위태로워지면서 가격은 더욱 오르는 실정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달 말 건설업종 198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원자재값 상승분을 납품대금에 반영하는 경우는 6.1%에 불과했다. 60.6%는 반영이 안됐으며, 33.3%는 일부 반영된 것으로 파악됐다.
가격 상승분 미반영 사유로 △관행적인 단가 동결·인하(76.3%) △경기불황에 따른 원사업자의 부담 전가(14.4%) △위탁기업의 낮은 가격 제품 구성(5.1%) 등이 있다.
하도급업체의 부담이 가중되자 근본적인 대책 마련 목소리도 나온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 11일 개최한 '납품단가 제값 받기를 위한 기자회견'에서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을 주장했다. 납품단가 연동제는 하청업체에서 요청하지 않아도 원자재값이 오르면 상승분을 납품단가에 반영하는 제도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지난 2007년에도 납품단가는 가장 큰 문제였고, 지금도 해결되지 않은 고질적인 문제"라며 "일부 대기업들은 원자재값이 올라가면 추후 손실을 보전해주거나 원자재를 직접 공급해주지만 그렇지 못한 곳이 더 많아 상생 문화가 정착될 때까지 법으로 규정하는 납품단가 연동제를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