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지금 만석이에요. 1시간 30분 뒤에나 경기 가능하세요. 일주일 단위로 예약을 받고 있기 때문에 예약하고 싶으시면 일주일 전에 예약하셔야 해요.”
24일 오후 12시 30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위치한 한 스크린골프장 직원은 예약 가능 여부를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이 직원은 “1시까지는 항상 손님이 많은 시간이다. 직장인들이 점심시간을 이용해 골프를 치는 경우가 많다”며 “전날 예약을 하고 다음날 점심시간에 이용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면 된다”고 안내했다.
직장인들이 많이 모여 있는 광화문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이날 서울 종로구의 광화문역 근처 스크린골프장 직원은 “오후 12시 50분이 돼서야 빈 방이 나온다”며 “점심시간대는 거의 풀방(방이 꽉참)이라고 보면 된다. 회사원들이 많이 찾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점심에 골프를 치는 이들이 늘면서 점심시간 스크린골프장 이용률도 뛰었다. 특히 회사 밀집 지역 스크린골프장은 평일 점심 만석 사례가 많다. 스크린골프장의 경우 주로 오전 시간대에 이용료 할인을 진행하는데, 11시반~12시 시작으로만 예약하면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점심 스크린 골프를 즐길 수 있다. 이밖에 골프 열풍이 불면서 일명 골린이(골프+어린이)라 불리는 젊은 층의 유입이 많아진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사진=카카오VX)
카카오VX에 따르면 프렌즈 스크린 매장 기준 지난해 11월 오전 11~12시 이용률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1월과 대비해 21% 이상 증가했다. 스크린골프의 경우 9홀과 18홀을 선택해서 할 수 있는데 점심 시간대에는 비교적 짧은 시간에 경기를 즐길 수 있는 9홀이 선호됐다.
프렌즈 스크린 매장의 2019년 11월 대비 지난해 11월 오전 11~12시 9홀 이용률은 29%나 뛰었고 오후 1시~2시 사이에는 17.5% 증가했다.
스크린골프 관련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의 장기화와 골프 인구의 급증으로 낮 시간대에도 스크린골프를 즐기는 이용자층이 확대되고 있다”며 “본격 골프의 계절을 앞둔 만큼 즐기는 방법 또한 다양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평소 골프를 즐겨치는 이아무개씨(여·33세)는 “점심시간에 헬스나 필라테스같은 운동을 하면 땀이 나기 때문에 씻어야 하고 옷도 갈아입어야 하는데 골프는 가볍게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칠 수 있어서 선호하는 것 같다”며 “간편하게 이용하는 동료들이 많다”고 말했다.
다만 점심시간대 스크린 골프 이용이 늘면서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위반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어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적용 중인 방역수칙에 따르면 실내체육시설의 경우 물·무알콜 음료 외 실내 취식은 금지다. 이 때문에 직장인이 짧은 점심 시간 동안 스크린 골프를 이용하려면 이용 전후 시간에 간편식으로 떼우거나 굶고 골프를 쳐야 한다.
하지만 취재 결과 일부 스크린 골프장에서는 암암리에 코로나19 이전처럼 매장에서 취식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볶음밥·찌개류·덮밥류·라면류 등 식사 메뉴와 스크린골프 이용권을 묶어서 패키지로 판매하는 곳도 있다. 또 자체로 점심 메뉴를 판매하지 않을 경우 신고할 우려가 없다고 판단되는 주변 음식점을 따로 지정해 배달음식을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곳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같은 경우들은 모두 현재 방역지침 위반에 해당한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