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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고스트 닥터’ 김범 “고승탁, 나에게 웃음 준 캐릭터”
입력 : 2022-02-28 오전 6:10:00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열심히 달리다 보면 때로는 지나온 길을 되돌아 보는 과정이 필요하기도 하다. 배우 김범 역시 자신이 달려온 길이 분명 좋은 길이었지만 너무 전속력으로 달려온 탓에 좋은 길의 풍경을 잘 보지 못했단다. 그래서 자신이 걸어온 길에 대한 정리, 되돌아 보는 행위가 과거와 조금 다른 김범을 만들어냈다.
 
tvN 드라마 고스트 닥터는 신들린 의술의 오만한 천재 의사와 사명감이라곤 1도 없는 황금 수저 레지던트, 배경도 실력도 극과 극인 두 의사가 바디를 공유하면서 벌어지는 메디컬 드라마다. 김범은 극 중 의사로서의 소명 의식이나 사명감이 1도 없는 흉부외과 신입 레지던트 고승탁을 연기했다.
 
김범은 데뷔 이후 처음을 의학 드라마에 도전을 했다. 그는 의학 드라마 장르를 접하면서 새로운 게 많았다. 개인적으로 수술 장면을 대역을 쓰지 않고 표현하고 싶은 욕심이 많았다. 하지만 코로나19 상황에 자유롭게 병원을 방문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그런 상황이 아니라도 한두 달 빠짐없이 방문해 실습을 해도 온전히 표현하지 못하는 요소였다. 어깨 너머로 봤던 수술 장면과 집도는 차마 흉내조차 낼 수 없는 레벨이었다고 밝혔다.
 
자신이 연기한 고승탁이라는 인물에 대해 고승탁을 처음 봤을 때 빛나고 말랑말랑한 캐릭터였다. 하지만 그 안을 들여다 보니 아픔을 가지고 있고 생각이 깊은 친구였다. 이런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싶고 표현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빙의라는 소재를 다루기 때문에 일반적인 드라마 캐릭터 분석과 달리 표를 두 가지로 양분화 해서 캐릭터를 연구했다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잃고 귀신을 보는데 누구에게도 이야기하지 못한다. 이런 친구가 어떤 삶을 살았을지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범은 고승탁을 분석하면서 자신이 전에 읽은 정신과 관련 서적 속 가면 증후군을 떠올렸다. 그는 가면 증후군을 승탁에게 대입 시켰다. 똑똑하고 순수하고 속이 깊은 친구가 할아버지, 엄마가 다시는 아프지 않게 하고 싶은 마음에 철없는 부잣집 가면을 만들었을 것 같다처음 승탁이 등장할 때는 철없는 아이라고 생각을 하다가 사연이 밝혀지고 나면 보는 사람들도 승탁에게 공감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드라마 '고스트 닥터' 김범 인터뷰 (사진=킹콩 by 스타쉽)
 
고승탁은 은상대병원 흉부외과 최고의 써전 차영민의 영혼이 자신의 몸에 들어오게 되면서 다양한 사건을 마주하게 된다. 김범은 차영민을 연기한 정지훈과 연기 호흡을 맞췄다. 정지훈은 차영민이 빙의된 고승탁을 연기한 김범이 어느 순간 자신이 설정한 차영민의 습관을 따라하고 있었다고 칭찬을 했다.
 
김범은 직접 물어본다고 해서 들을 수 있는 게 아니다. ‘걸음걸이가 어떻게 되냐고 물어볼 수 없지 않나. 그래서 계속 관찰을 하고 메모를 해서 집에서 따라했다. 오늘은 걸음걸이, 다음 날은 앉아 있는 모습. 이런 것들이 쌓여서 정지훈이 연기한 차영민을 흉내 낼 수 있었다고 했다. 또한 대사를 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형에게 가서 차영민이라면 어떻게 이야기를 할 것 같은지, 혹은 대사를 해달라고 해서 표정, 말투를 보고 듣고 흉내를 냈다고 말했다.
 
김범은 정지훈과의 호흡에 대해 호흡이 재미있었다. 두 사람이 생각하는 바가 비슷했다. 상황이 주어지거나 뭔가 소재가 주어져도 상반된 코미디가 나오는 게 아니라 비슷한 코미디가 나온다억지로 맞췄다면 누군가는 힘이 들었을 텐데 이야기가 잘 통하고 호흡이 잘 맞아서 재미있게 웃으면서 촬영을 할 수 있었다고 했다.
 
김범은 구미호뎐을 비롯해 고스트 닥터에 이르기까지 시청자들에게 브로맨스에 강한 배우라는 칭찬을 받았다. 이에 대해 감사하다. 본의 아니게 브로맨스를 보여주는 작품을 많이 하긴 했다. 재미있게 봐주고 지루해 하지 않아서 다행이다브로맨스 말고 로맨스도 잘한다는 걸 보여줘야 하는데 작품이 들어오면 잘 보여주도록 하겠다고 장난스럽게 이야기를 했다.
 
드라마 '고스트 닥터' 김범 인터뷰 (사진=킹콩 by 스타쉽)
 
빙의를 소재로 하기 때문에 드라마에 CG 작업이 많이 들어가야 했다. 김범은 대본에 빙의라는 두 글자가 나오면 한 장면에 기본적으로 3~4시간이 걸렸다. 때로는 16시간을 꽉 채우기도 했다. 나중에 새 대본이 나올 때마다 빙의라는 단어가 나오는지 체크를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기술적으로 힘들긴 하지만 신기한 부분도 있었다. 고스트가 몸에 들어올 때 혼자 찍는 장면, 차영민의 장면, 겹쳐지는 방면, 아무도 없는 장면을 찍었다. 기술적인 부분에서 소스가 다른 드라마보다 많이 필요했다다행히 CG가 많이 들어간 작품을 해본 경험이 있어서 현장에서 당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빙의라는 소재에 대해 다른 드라마와 다른 장치다. 한 인물이 자신의 부족함, 결핍을 어떤 미지의 존재가 들어와 빙의된 상태로 마주하고 겪게 된다. 그러면서 들어온 존재, 들어옴을 당하는 존재 모두가 성장을 한다서로 대화하고 호흡하고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성장기 느낌을 가지고 있다. 이런 것이 다른 의학 드라마와 다른 요소가 가미되어 있는 요소라고 밝혔다.
 
김범은 7개월 간 고승탁을 연기하면서 빙의를 표현하다 보니 빙의가 마냥 좋은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된단다. 그는 여러 사람을 괴롭히고 피해를 주는 것 같다. 자의로 누군가에게 들어갈 수 있다면 나는 딱히 들어갈 것 같지 않다. 반대로 타의로 누군가 들어온다면 착한 사람, 집돌이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드라마 '고스트 닥터' 김범 인터뷰 (사진=킹콩 by 스타쉽)
 
조금 일찍 일을 시작한 김범은 10~20대 시절, 한가지 물질이 빛이 나려면 연소가 되어야 된다는 생각을 했단다. 그래서 연기를 함에 있어서 굉장한 에너지를 내면서 자신의 열정을 태웠다. 그러다 보니 정작 작품을 끝낸 뒤 다시 불을 붙이기 위해 탈 것이 없다는 생각을 받았단다. 그는 “30대에 들어서 만난 구미호뎐’, ‘로스쿨’, ‘고스트닥터는 소모되는 느낌보다 충전됐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이런 변화가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건 아니라고 했다. 그러면서 스스로의 시간을 가지면서 뭔가 차 있어서 받지 못한다고 생각해 비우기도 했고 여러 작품을 거치다 보니 표현할 수는 없지만 힘을 받아들이는 자세, 상대 배우의 호흡 등이 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김범은 비유를 할 때 배우들이 연기를 하는 것을 두고 옷을 입는다고 표현을 한다. 17살 때 입은 옷은 그때 잘 어울리는 옷이다. 지금은 어울리지 않고 유행이 지난 옷도 있다정신없이 입다 보니 옷을 정리하는 방법을 몰랐다. 그런 옷이 옷장에 가득하다 보니 다시 꺼내고 싶어도 꺼낼 수 없다고 했다. 그런 혼란스러움을 잠시 쉬는 시간을 가지며 정리하는 법을 배웠단다.
 
17년간 자신이 걸어온 길이 예쁜 길이라고 평가한 김범이다. 그는 주목도 많이 받고 좋은 작품도, 잘된 작품도 많다. 예쁜 길을 걸었지만 전속력으로 달리다 보니 풍경을 즐기지 못하고 지나친 느낌이 많다그래서 걷는 시간 자체를 즐기자는 마음으로 작품에 입하고 있다. 그리고 어떤 시간을 보내도 하나하나 소중히 하는 편이라고 했다.
 
끝으로 김범은 고스트닥터를 떠내 보내며 고승탁이라는 인물은 나에게 웃음을 준 캐릭터다. 오랜만에 웃기는 연기를 해봤다. 감사하게도 많이들 웃어줬다. 나 스스로도 현장에서 많이 웃었다그런 웃음이 가까이에 있었던 작품이라고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드라마 '고스트 닥터' 김범 인터뷰 (사진=킹콩 by 스타쉽)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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