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메일
페이스북 트윗터
'착오송금 반환지원제도' 아직도 몰라?
10명 중 6명 이상 '모른다'…'홍보 부족' 탓
입력 : 2022-02-21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직장인 A씨는 지난 설 연휴에 코로나19 영향으로 고향을 찾지 못했다. 대신 부모님께 용돈 200만원을 계좌이체했다. 며칠 뒤 A씨는 통장정리를 하던 중 부모님이 아닌 동명이인의 B씨에게 돈을 보낸 것을 확인했다. A씨는 곧바로 은행을 찾아가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담당 은행 직원은 수취 은행에 연락했다. 하지만 B씨의 연락처가 변경돼 연락에 실패했다. A씨는 돈을 돌려받을 길이 없어 막막하던 찰나, 예금보험공사의 착오송금 반환지원제도를 알게 됐다. 그러나 제도 자체도 생소할 뿐더러 이용조건도 까다로워 해당 제도를 이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착오송금 반환지원제도가 시행된 지 7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제도 자체를 모르는 금융소비자들이 많다. 일부 금융소비자가 제도를 알고 신청해도 이용기준이 까다로워 절반 이상이 반려되는 등 활용에 어려움이 많다. 비대면 금융거래의 확대로 해마다 착오송금 피해액 및 건수가 늘고 있는 가운데, 적극적인 홍보와 개선 등을 통해 제도 활용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20일 금융감독원과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착오송금 반환지원제도는 송금인이 실수로 잘못 보낸 금전을 예보가 대신 반환해주는 제도로 지난해 7월6일 도입됐다. 과거에는 착오송금이 발생했을 때 수취인이 연락을 피하거나 반환에 동의하지 않으면 민사소송 외에 마땅한 방법이 없었다. 소송을 하려면 소송비용이 들어가고 소액인 경우에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경우가 많아 착오송금 반환이 어려웠다. 
 
이 같은 이유로 국회는 착오송금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줄이기 위해 지난 2020년 12월 '착오송금 구제법(예금자보호법 개정안)'을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법은 유예기간을 거쳐 지난해 7월 시행됐고, 이후 발생한 착오송금은 예보가 나서서 반환을 도와주고 있다. 만약 송금인이 5만원 이상 1000만원 이하의 금액을 잘못된 계좌로 송금했을 때, 금융회사를 통해 착오송금 반환을 요청해도 반환되지 않는다면 예보에 반환지원을 요청할 수 있다.
 
문제는 제도가 시행된 지 7개월여가 지났지만 여전히 착오송금 반환지원제도를 모르는 소비자가 많다는 점이다. 실제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지난달 성인 남녀 89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착오송금 경험과 반환지원제도 인지 여부' 설문 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67.0%가 해당 제도를 '모른다'고 답했다. '알고 있다'라고 답한 응답자는 고작 33.0%에 불과했다. 
 
착오송금 피해액과 건수는 해마다 늘고 있는 추세다. 비대면 금융거래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 확산 이후에는 모바일을 통한 간편송금 등이 늘어나면서 모르는 사람에게 잘못 보내는 착오송금도 증가하고 있다. 예보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기준 접수된 착오송금 반환지원 신청은 총 6101건(88억5000만원)으로, 월평균 약 936건(13억2000만원) 수준이다. 이중 1월 말 현재 송금인에게 반환된 착오송금은 총1705건(21억원)이며, 월평균 약 284건(3억5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착오송금이 증가하는 데 반해 지원제도에 대한 홍보는 많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국회 정무위원회·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한정 의원은 "착오송금 반환지원제도에 대해 소비자가 아직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며 "착오송금 반환신청 건수가 많지 않고, 신청자 중 절반 정도가 보이스피싱 범죄 연루 송금, 금융회사의 사전 반환절차 미이행 등 착오송금 반환지원 사유에 해당되지 않는 건으로 신청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제도에 대한 홍보 강화 등에 특히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도가 마련됐지만 해당 제도를 이용할 수 있는 기준이 까다롭다는 소비자 불만도 많다. 우선 법이 소급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지난해 7월6일 이전 발생한 착오송금에 대해서는 지원이 안된다. 1000만원 이상을 송금했을 경우에도 1000만원 이하 금액만 부분적으로 예보에 반환신청을 할 수 없다. 착오송금 수취인이 사망했거나 국내 주소가 없는 경우에도 제도를 이용할 수 없고, 착오송금 수취 계좌가 압류된 경우에도 신청이 불가하다. 뿐만 아니라 카카오페이, 토스 등을 통해 메신저, 연락처로 돈을 송금할 수 있는 간편송금이 늘고 있지만 연락처를 통한 송금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착오송금 반환지원제도는 계좌번호를 통해 송금한 경우에만 지원이 가능하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착오송금 반환지원제도는 신청해도 절반은 반려되는 실정"이라며 "신청조건이 까다로워 결국 소비자가 송금 전 계좌번호, 수취인 등을 꼼꼼히 잘 확인해 착오송금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방법 밖에 없다"고 말했다.
 
(제작/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박진아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관련 기사